美 CNN홍콩지국장, 中관련 책서 북한 언급

  • 입력 1997년 5월 22일 19시 59분


《미국 CNN TV의 북경(北京)특파원으로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마이크 치노이(현 홍콩지국장)가 최근 펴낸 저서 「차이나 라이브」(China Live)에서 핵문제로 긴장이 고조됐던 90년대초의 북한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기술, 눈길을 끈다.》 치노이는 「은둔의 나라의 내막」이라는 장(章)에서 94년4월 김일성의 82회 생일을 취재하기 위해 평양에 갔을 때 미국의 로버트 갈루치 당시 국무부 핵대사의 메신저로 활약했다고 털어놓았다. 치노이는 북한측의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전쟁이 임박한듯한 분위기 속에서 갈루치가 전화를 걸어 『미국은 대화가 계속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결코 북한정권을 뒤엎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 지도부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 이를 김용순 북한노동당 비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치노이는 그러나 당시 북한이 전쟁준비에 몰두해 있지도 않았고 전쟁을 원하고 있지도 않았다고 술회하면서 이같은 분위기를 보도, 긴장국면을 누그러뜨리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92년4월 빌리 그레이엄목사를 따라 북한을 방문했을때 싸구려 볼펜을 김일성에게 선물로 주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미처 선물을 가지고 가지 못한 그는 김일성과의 면담을 앞두고 『선물이 있어야 한다』는 북한측 수행원들의 말에 따라 지니고 있던 CNN마크가 찍힌 볼펜을 선물로 주었다는 것. 그는 다시 북한에 갔을 때 문제의 볼펜이 김일성이 외국 손님들로부터 받은 선물만을 모아놓은 묘향산의 특별기념관에 잘 보존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치노이는 북한 핵문제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93년과 94년초 「전쟁 분위기」는 주로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의 대북 강경론자들이 뉴욕 타임스와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리는 「위기 정보」로부터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89년 북한을 처음 방문했을 때 목격했던 林秀卿(임수경)양에 대해서도 언급, 임양이 북한방문을 마치고 판문점을 통해 서울로 돌아가려 하자 수많은 북한 주민들이 그를 붙잡고 우는 장면을 북한당국이 연출해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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