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메이저 정치행로]가장 인기없는 총리 불명예

  • 입력 1997년 5월 2일 20시 07분


총선에서 패배, 총리직에서 물러난 존 메이저(54)는 곡예사의 아들로 태어나 갖은 역경을 딛고 다우닝가 10번지를 차지했던 입지전적 인물. 신임 블레어총리가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순탄하게 성장한 반면 메이저는 16세에 중학교를 졸업한 것이 공식 학력의 전부일 정도로 어렵게 성장했다. 출신 배경으로 본다면 블레어가 보수당, 메이저가 노동당에 투신해야 자연스러워 보인다. 메이저는 런던 남부의 빈민가인 브릭톤에서 곡예사인 아버지와 코러스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학업을 중단한 뒤 돈을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던 그는 스탠더드 차터드은행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여유를 찾기 시작했다. 27세에 보수당에 입당했으며 74년 하원에 출마, 한번 낙선한뒤 때마침 불어닥친 「대처리즘」의 열풍을 타고 5년후 당선됐다. 이후 마거릿 대처의 후원 아래 사회복지 재무 외무장관을 지내다 90년11월 대처의 뒤를 이어 총리로 7년간 영국을 이끌었다. 메이저는 그러나 리더십 결여와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역사상 가장 인기없는 총리라는 기록도 남겼다. 선거전 막바지에 불거진 보수당 의원들의 스캔들과 유럽통합, 광우병 파동 등에 대한 어설픈 대처가 그의 재집권을 막았다. 〈정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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