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라모스 재선운동 논란 치열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尹喜相기자」 지난 86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를 민주화운동으로 축출한 필리핀에서 헌법개정 논쟁이 한창이다. 6년단임제로 돼있는 헌법을 고쳐 필리핀의 경제발전을 일군 피델 라모스대통령에게 재선 기회를 주자는 측과 재선을 허용하면 또다시 「마르코스 악령」이 필리핀에 나타날 것이므로 절대불가라는 측이 팽팽히 맞서 있는 것. 라모스대통령의 재선허용 헌법개정을 추진하는 단체는 「개혁과 근대화 실천 민간추진위원회(PIRMA)」. 이 단체는『3천5백만 전체유권자의 12%인 4백20만명의 개헌찬성 서명을 받아냈다』며 『필리핀의 경제부흥을 불러온 라모스대통령에게 개혁을 완수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전 주영(駐英)대사 알베르토 페드로사는 지난 10일 개헌 관련 상원청문회에서 『우리 단체는 라모스대통령의 정당과는 전혀 관련 없는 순수 민간단체』라면서 『필리핀 국민은 자기들이 찍고 싶은 인물을 찍을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종교 및 인권단체나 개헌반대 의원들, 좌파운동가들 뿐만이 아니다. 경제인들도 「큰일 날 소리」라고 반대하고 있다. 필리핀 재계를 대표한 호세 콘셉키온은 상원의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렇게 썼다. 「 개헌하면 라모스정권이 이뤄낸 업적까지도 훼손하게 된다. 또 국제사회가 필리핀에 대해 가까스로 갖게 된 신뢰와 미더움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필리핀 중부도시 바코로드에 본부를 둔 한 무장단체 역시 『개헌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무력으로 응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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