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파노라마]베트남 호텔 남아돈다

  • 입력 1996년 11월 20일 20시 21분


「朴京娥기자」 베트남에 줄지어 건설된 고급호텔들이 투자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다 과당경쟁 때문에 숙박비를 내리는 등 울상이다. 지난 86년부터 경제개혁과 대외개방이 대대적으로 추진되자 과거 월남의 수도였던 호치민에는 고급호텔들이 잇따라 들어섰다.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의 자본으로 건설된 뉴월드, 옴니, 플로팅 등 국제체인 호텔들은 94년 미국이 베트남에 대한 경제재제 조치를 해제하자 베트남에 일찌감치 진출한 것을 「하늘이 준 기회」를 잡은 것으로 여겼다. 고객에게 『머물려면 머물고 나갈테면 나가라』는 식의 고답적인 운영을 해온 베트남 국영호텔들과는 질이 다른 호텔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관광객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고 고급호텔만 늘어나 객실이 남아돌게 됐다. 호치민시의 고급호텔 객실은 5천여개에 이르고 배낭족을 위한 소형호텔도 수백곳이다. 베트남 국영여행사인 「사이공 투어리스트」의 영업이사 톤 타트 호아는 『호치민시의 올해 투숙률은 작년의 68%보다 더 떨어진 60%선에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3년 호치민시의 호텔투숙률은 83%였다. 게다가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생활비가 훨씬 적게드는 아파트가 늘면서 장기체류 고객들을 빼앗겼다. 이에 따라 고급호텔들이 투숙률을 50%이상 유지하기 위해 보통 2백달러 내외인 하루숙박료를 1백달러선으로 낮춰받는 일도 빈번해졌다. 하지만 베트남의 호텔업계는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이 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연 10%에 육박하고 있는 것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베트남을 찾는 외국인 숫자도 지난해의 1백40만명에서 올해는 1백60만∼1백70만명으로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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