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업계 첫 특허 10만건 돌파
소재서 설계-제조까지 기술력 우위
韓기업, 美서 대규모 ESS 수주랠리
“올해부터 전기차 시장도 반등 시작”
국내 배터리 업계가 장기화되는 전기차 침체기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와 특허 강화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도 2023년 시작된 ‘혹한기’를 거쳐 올해부터는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특허로 돈벌고 경쟁사 견제까지
국내 배터리 업계는 기존 전기차 중심의 사업 모델을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ESS로 전환, 확대한 데 이어 최근 특허 분야에서도 수익화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 주자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에서 출원한 특허 건수가 10만 건을 넘어섰다고 21일 밝혔다. 세계 배터리 업계에서 기업 한 곳의 글로벌 출원 특허 건수가 10만 건을 넘어선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여 년간 쌓은 업력을 바탕으로 소재부터 설계, 제조까지 배터리 밸류체인(공급망) 전반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세라믹 소재를 통해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인 ‘안정성 강화 분리막(SRS)’ 기술과 이중 코팅으로 음극재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음극 더블 레이어 코팅(DLD)’ 기술이 대표적이다. 삼원계 배터리를 업그레이드한 고용량 하이니켈 양극재도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 특허 자산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밖에 리튬망간리치(LMR), 건식전극 등 차세대 기술에서도 특허를 확보해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를 통해 수익화와 경쟁사 견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11일 중국 배터리 제조사 신왕다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글로벌 10위권 배터리 제조사인 신왕다는 SRS 등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특허를 침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독일 법원이 해당 기술이 적용된 신왕다 제품의 판매를 금지시키는 등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고, 결국 라이선스 계약에 이르게 됐다.
● ESS는 ‘날개’, 전기차도 반등하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최근 본업인 배터리 판매 실적에서 정상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5월 미국 미시간주 최대 에너지 기업인 DTE에너지와 6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으로는 약 2조4000억 원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테슬라, 테라젠, 엑셀시오 등 북미 기업들로부터 잇달아 대규모 ESS 수주를 따낸 바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수주 잔고는 현재 150GWh를 넘어섰다.
삼성SDI는 3월 미국에서 한 에너지 기업과 1조5000억 원 규모의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말 또 다른 미국 에너지 인프라 업체로부터 2조 원대 수주를 따낸 데 이은 두 번째 계약이다. SK온은 지난해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와 1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기존 전기차 중심으로 운영하던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며 ESS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깊은 침체기를 겪은 전기차 시장도 반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부터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대수가 회복되는 등 북미, 유럽에서 K배터리 기업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각각 올해와 내년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온은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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