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요구에 청해부대 투입하나…“공식 요청 아직” “국회 동의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5일 13시 46분


美 주도 다국적군 참여시 극회 동의 필요할 듯
6년 전과 달리 전장 한복판 파병시 위험성 커

AP 뉴시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5개국을 콕 찍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면서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의 투입 여부가 주목된다. 트럼프가 군함 파견을 요구한 5개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4개국(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은 모두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다.

군 소식통은 15일 “미국에서 아직 공식적인 파병 요청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군함 파견을 공개리에 요구한 점에서 조만간 정부 차원의 공식 파병 요청이 올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20% 정도가 지나는 요충지로 가장 좁은 곳이 39km에 불과하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며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고 민간 선박의 피격도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이란)이 아무리 심하게 패배했더라도 이 수로(호르무즈 해협)의 어딘가에 드론 한 두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선박 호위 작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좁은 수로에서 이란의 각종 공격 위험성이 큰 만큼 선박 호위 작전을 미국 단독이 아닌 다국적군을 구성해 진행하겠다는 것이 트럼프의 복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말리아 해역의 선박보호 임무를 위해 지난 3월 파병됐던 청해부대 1진 문무대왕함. 동아DB
소말리아 해역의 선박보호 임무를 위해 지난 3월 파병됐던 청해부대 1진 문무대왕함. 동아DB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퇴치 및 안전 항해 지원 등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2009년 1진 파병을 시작으로 현재 47진으로 4400톤급 구축함 대조영함이 임무를 수행 중이다. 병력은 262명이 파견돼 있다. 청해부대는 그동안 아덴만 여명작전과 리비아·예멘 우리 국민 철수 작전 등에서 활약하며 4만여 척 이상의 선박 안전을 지원했다. 군은 “청해부대는 현재 오만 동방 해상에서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한 대응 태세를 유지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추이를 지켜보면서 호르무즈 해협 및 아라비아·페르시아만 해역에 있는 한국 선박의 위치 및 통항 정보를 해운사들로부터 공유받으며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청해부대를 호르무즈로 보내 한국 상선 호위 작전을 진행한바 있다. 미국은 2019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 후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선과 유조선들이 피습되자 한일 등에 미국 주도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이른바 ‘호르무즈 호위 연합’ 동참을 요구했다. 트럼프는 당시에도 “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원유를 얻고 있는 다른 나라를 위해 원유 수송 해로를 아무런 보상 없이 보호하고 있느냐”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이란이 IMSC 참여를 적대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고 보고, 2020년 초 IMSC 참여가 아닌 아덴만 해역의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형태로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한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했다.

당시 국회에 제출된 청해부대 파병 동의안에 명시된 파견지역은 아덴만 해역 일대여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활동하려면 국회 비준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이라는 문구가 있어 별도 절차없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작전이 가능했던 것.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6년 전에는 우리 군 단독작전이었지만 지금은 전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다국적군으로 사실상 미국과 이란 전쟁에 참여하는 양상이 돼 청해부대의 임무가 완전히 달라져 별도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지금 상황에서 청해부대가 가긴 힘들 것”이라며 “일본 등 주변국의 대응 주시 등 많은 검토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의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의 국제법적 정당성 논란과 이란과 지지세력의 공격 가능성, 국회 통과도 낙관하긴 힘들다는 점에서 실제 파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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