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로 피신했는데”…분산투자 속 번지는 위험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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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3.13. 뉴스1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3.13. 뉴스1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개별 종목 대신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ETF는 변동 장세에서 ‘피난처’처럼 활용되고 있다. 다만 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을 중심으로 고위험 투자도 함께 늘어나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약 38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약 39조원 늘어난 규모다. ETF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투자 수단으로서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거래 규모 역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9조원으로 전월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코스피 거래대금 대비 ETF 거래 비중도 53% 수준까지 올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 커지는 ETF 시장…주식시장 영향력 확대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식시장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TF는 투자자 매매가 발생하면 유동성공급자(LP)가 ETF에 편입된 종목을 동일한 비율로 사고팔아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ETF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특정 종목 주가가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레버리지 ETF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레버리지 ETF는 목표 수익률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일일 리밸런싱’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기계적인 매매 물량이 발생해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ETF 거래 상위 종목에는 레버리지 상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 상위권에는 KODEX 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등 레버리지 ETF가 포진해 있다.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면서 ETF 시장 내부에서도 고위험 베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글로벌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투자 확대

글로벌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아시아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에 최근 일주일 동안 약 45억달러(약 6조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는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자금인 신용융자 잔고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레버리지 투자 자금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시장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ETF가 분산 투자와 접근성 측면에서 유용한 금융상품이지만, 레버리지 상품이나 차입 투자와 결합될 경우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단기 수익을 노린 과도한 위험 투자는 예상보다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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