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약 3주 앞두고 MBK파트너스(MBK)·영풍 측과 고려아연 현 경영진 간 주총 안건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MBK·영풍 측이 제출한 주주제안 안건은 ▲이사 6명 선임 ▲집행임원제 도입 ▲10분의 1 액면분할 ▲임의적립금의 미처분이익잉여금 전환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이사회 의장의 주주총회 의장 선임 등이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이사 선임 인원이다. MBK·영풍 측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6명 전원 선임을 주장하는 반면, 고려아연은 5명 선임을 제안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6명을 선임할 경우 현재 상한인 이사 19명이 모두 채워져 올해 9월부터 적용되는 개정 상법상 분리선출 감사위원 2명 요건을 충족할 자리가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법적 요건 충족을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추가로 열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MBK·영풍 측은 임기 만료 이사 수에 맞춰 6명을 선임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충실의무를 정관에 명문화하는 안건을 두고도 양측 해석이 엇갈린다. 고려아연은 상법개정 취지에 맞게 일반적인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정관 명문화를 내세우고 있고 MBK·영풍 측은 정관에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충실의무를 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재무적 기술적 이유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상법에서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까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문화하는 것은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MBK·영풍 측 요구가 전략적 투자 유치나 신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자본 조달이 일부 주주 반대에 의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한 대응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MBK·영풍 측 안건의 일관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MBK·영풍은 작년 임시주총에서 집행임원제 도입을 제안했다가 주총 당일 반대로 입장을 바꿔 해당 안건이 부결된 바 있다. 또 해당 주총에서 고려아연이 제안해 가결된 10분의 1 액면분할에 대해서도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시행이 지연됐고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MBK·영풍은 다시 10분의 1 액면분할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MBK·영풍이 주총에서 가결된 안건을 법원 가처분 신청 등으로 저지하고 있는데 약 1년 만에 동일한 안건을 다시 주주제안한 것”이라며 “주주제안 안건 의도와 일관성에 의문이 드는 행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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