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 모습. 2025.3.31/뉴스1
올해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땅꺼짐 사고가 불안정한 지반과 지하수위 저하, 하수관 누수 등이 복합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명일동 땅꺼짐 사고와 관련해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사고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사조위는 설계·시공단계에서 확인하지 못한 심층 풍화대 불연속면(암반 등에서 물질 성질이 갑자기 바뀌는 경계면)을 결정적 원인으로 지적했다. 심층 풍화대는 지표면으로부터 깊은 곳에서 풍화 작용을 강하게 받아 분해되거나 약해진 영역을 의미한다. 현장조사와 드론촬영 결과 분석 등을 통해 복수의 불연속면을 발견했으며, 이 중 3개의 불연속면이 교차하며 형성된 쐐기형 블록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하수위 저하와 지속적인 누수로 인한 지반 연약화도 땅꺼짐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불안정한 지반이 누수 등으로 약해지면서 미끄러졌고, 설계 하중을 초과하는 힘이 터널 붕괴와 땅꺼짐의 원인이 됐다고 사조위는 판단했다. 사고지점은 세종~포천 고속도로 13공구 터널공사로 인해 지하수위가 저하됐고, 사고현장 인근 노후하수관 관리가 미흡했던 게 원인이었다.
사조위는 조사 결과와 더불어 재발방지대책도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지반조사 간격 축소 △지하수위 저하 관련 조치요령 개선 △도심지 심층풍화대 구간에 TBM(지하수를 배수하지 않고 터널을 굴착) 공법 사용 △지반탐사 관리 강화 및 노후하수관 교체 등이 포함됐다. 박인준 사조위 위원장은 “자연재해와 인재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낸 사고이므로 신속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사조위는 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이달 중 국토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사조위 조사결과를 관계부처, 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즉시 통보하여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행정처분과 수사 의뢰 등을 조치할 계획이다. 명일동 땅꺼짐 사고는 올해 3월 24일 명일동 대명초 인근 사거리에서 대형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한 사건으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매몰된 뒤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도로 함몰 직전에 해당 구간을 통과하던 차량의 40대 여성 운전자는 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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