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지키고, 이웃 4명 살리고…홍콩 화재 시민들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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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명령에도 이웃들을 대피시키려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던 17층 여성은 끝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주민들은 그를 “진정한 영웅”이라며 추모하고 있다. /유가족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홍콩 매체 HK01)/ 뉴스1
탈출 명령에도 이웃들을 대피시키려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던 17층 여성은 끝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주민들은 그를 “진정한 영웅”이라며 추모하고 있다. /유가족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홍콩 매체 HK01)/ 뉴스1
홍콩 타이포 아파트 화재로 이웃들에게 대피를 직접 알리던 여성이 끝내 숨졌고, 동남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의 희생도 잇따르며 참사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거센 화염 속에서도 이웃의 생명을 먼저 챙기려 했던 그의 마지막 순간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 “4명과 반려견 살리고 떠났다”…용기 있는 희생에 추모 물결

현지 매체 HK01은 1일(현지시간) 이 여성이 관리실을 통해 대피 안내를 받은 뒤에도 17층 복도를 따라 직접 문을 두드리며 화재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그는 “아직 모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며 이웃 4명과 반려견 1마리를 급히 대피시켰지만, 순간적으로 불길이 치솟아 미처 집 밖으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그를 결국 자신의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했다.

28일(현지시간) 홍콩 타이포 지역 왕 푹 콕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 모습. 뉴스1 2025.11.28 ⓒ News1
28일(현지시간) 홍콩 타이포 지역 왕 푹 콕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 모습. 뉴스1 2025.11.28 ⓒ News1

유가족은 SNS에 “그는 이웃 4명과 개 1마리를 살리고 떠났다”며 “평소 삶의 원칙을 그대로 실천한 행동이었다”고 전했다. 현지 네티즌들은 “진정한 영웅”, “생사의 순간에도 용감했다”며 추모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 외국인 가사도우미 대거 희생

28일(현지 시간) 홍콩 타이포 지구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에 아파트 건물들이 불에 그을린 채 남아 있다. [홍콩=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홍콩 타이포 지구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현장에 아파트 건물들이 불에 그을린 채 남아 있다. [홍콩=AP/뉴시스]

이번 화재는 동남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에게도 큰 피해를 남겼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주재 인도네시아 총영사관은 자국 국적 가사도우미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연락이 닿지 않는 인도네시아인은 11명, 필리핀인은 19명에 달한다.

현지 언론은 특히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로도라 알카라즈가 생후 3개월 영아를 품에 안고 수 시간 동안 버티다 구조됐으나 현재 위중한 상태라고 전하며 해외 커뮤니티의 안타까움을 더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화재는 폭발적인 연기와 불길이 단숨에 층간을 타고 번지며 건물 전체를 마비시켰다. 30일 기준 사망자는 최소 146명으로 집계됐고, 추가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홍콩 당국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11월 29일부터 3일간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고, 현장 주변 정비·피해자 지원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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