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가수, 상하이 공연중 퇴장당해… 日 내부 “모욕적 조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일 03시 00분


노래 중 조명-음악 꺼져 ‘강제 퇴장’
대만 발언 파장, ‘한일령’ 확산 조짐
中항공사, 日노선 16% 운항 중지
日클래식-뮤지컬 공연 등도 줄취소

30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가로 알려진 가수 오쓰키 마키는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무대에 올랐다가 노래 도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음향이 끊기는 상황을 겪었다. 2025.11.30 X 갈무리
30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가로 알려진 가수 오쓰키 마키는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무대에 올랐다가 노래 도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음향이 끊기는 상황을 겪었다. 2025.11.30 X 갈무리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중국에서 공연 중이던 일본 가수가 무대에서 갑자기 퇴장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클래식 공연, 뮤지컬, 영화 개봉 등이 줄줄이 취소·연기되는 등 중국의 한일령(限日令)이 문화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 행사 중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大槻眞希)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도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중단됐다. 이어 일부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가 오쓰키에게 말을 건넸고, 그는 노래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무대에서 내려갔다.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의 상하이 공연이 28일 돌연 중단됐다. 출처 엑스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의 상하이 공연이 28일 돌연 중단됐다. 출처 엑스
오쓰키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주제곡을 부른 가수다. 그의 소속사는 “공연 도중 부득이한 여러 사정으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소개하는 이번 페스티벌은 일본 아이돌 그룹 공연을 비롯해 30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오쓰키가 무대에서 퇴장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공연 도중 가수를 무대에서 내려오게 하는 건 모욕적인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인기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濱崎步)의 지난달 29일 상하이 공연도 바로 전날 중국 주최사가 “불가항력의 요인이 생겼다”며 취소를 발표했다. 이 밖에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히로미(上原廣美)와 가수 유즈의 공연, 애니메이션 ‘세일러문’ 뮤지컬 등 일본 관련 문화 행사들이 중국에서 줄줄이 취소됐다. 일본 영화 ‘일하는 세포’와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 시리즈 개봉도 연기됐다. 대중문화 전문가인 마쓰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郎)는 교도통신에 “일본 문화산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더 험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달 14일과 16일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중국인들의 일본 방문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29일 중국 항공사가 이번 달 운항 예정이던 일본행 노선 5548편 중 904편(16%)의 운항을 중지했다고 전했다.

한편,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대사는 3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기고문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일본이 취해야 할 유일한 행동은 그릇되고 황당한 발언을 즉시 철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중일 갈등#한일령#일본 가수 퇴장#문화산업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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