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자연휴양림 지하 500m에 조성
2030년부터 20년 간 안전성 검증
직접 효과 4262억, 취업유발 1660명
폐광 후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 기대
강원 태백시는 지난달 28일 시청에서 ‘태백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확정 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브리핑을 마친 이상호 태백시장(앞줄 왼쪽에서 4번 째)과 김동균 부시장(앞줄 왼쪽에서 5번 째)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태백시 제공
강원 태백시의 최대 현안인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최종 확정됐다. 30일 강원도와 태백시에 따르면 폐광으로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태백 지역의 경제 회복을 위해 추진 중인 URL 사업의 예타 면제가 확정되면서 태백시는 국내 최초의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구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태백 URL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나 사용후핵연료를 반입하지 않는 ‘연구 목적 전용시설’로, 지하 500m에 연구시설을 구축해 장기 안전성을 검증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업 부지는 철암동 태백고원자연휴양림 일원으로, 2030년까지 URL을 조성하고 2050년까지 약 20년 동안 운영할 방침이다. 지상 면적은 7만2900m², 지하 면적도 7만2900m² 규모다.
이 사업에는 총 6475억 원이 투입되며, 직접효과 1738억 원, 생산유발 효과 2524억 원, 취업유발 효과 1660명으로 예상돼 태백시 산업구조 다변화와 지역 활성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부지 인근을 중심으로 지하환경 전문연구기관 실증시험단지, 교육·훈련센터 등 신산업 연구 클러스터 조성 계획도 병행된다.
예타 면제 확정으로 사업 추진 기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태백시는 내년부터 정밀 지질조사, 추가 시추, 부지 최종 확정에 나선다. 당초 2032년 준공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예타 면제로 준공 시기를 2년가량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백시는 지역 산업의 중심축이었던 장성광업소가 지난해 6월 조기 폐광한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과 산업 전환을 위해 국가 주도의 연구 인프라 유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 정부의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공모가 시작된 후 8월 유치의향서를 제출했고, 12월 최종 후보지에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에 예타 면제 사업으로 확정됐다.
태백시는 이 사업을 통해 청정메탄올 구축사업 등 1조 원대 규모의 대체산업 유치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가 신성장전략의 하나로, 지역경제 재건과 고용 창출, 인구 유입 촉진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태백시는 앞으로 국회,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 강원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및 학계·전문기관 등과 협력해 정부 예산 반영과 민간투자 유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상호 태백시장은 “이번 태백 URL 예타 면제 확정은 단순한 지역개발을 넘어 태백이 최첨단 연구개발(R&D) 과학기술 선도 도시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시민의 뜻이 모여 이뤄낸 성과인 만큼, 미래 세대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젊은 인구가 돌아오는 활력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목숨을 걸고 석탄을 캐던 곳에 이제 국내 최초의 지하연구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며 “이곳에서 국가 전략기술 확보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이를 통해 태백이 국가 전략 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등 지역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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