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에 태어난 美동물원 거북이, 141세로 안락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26일 14시 17분


샌디에이고동물원의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 X 캡처
샌디에이고동물원의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 X 캡처
1884년 갈라파고스섬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명물 거북이가 ‘그래마’가 141살로 생을 마감했다. 고령에 따른 뼈 질환을 앓은 끝에 안락사 처분된 것이다.

2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동물원 측은 갈라파고스땅거북 그래마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거북이의 이름인 그래마(Gramma)는 ‘할머니’를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다.

그래마는 샌디에이고 동물원이 개장하기도 전인 19세기에 태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당시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대영제국을 통치하던 시기다. 뉴욕에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지기도 전이다.

일각에서는 ‘종의 기원’을 쓴 진화론자 찰스 다윈(1809~1882)과도 연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1835년 다윈이 갈라파고스를 방문했을 당시 그래마의 부모 세대쯤 되는 거북들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마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무수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는 살아가는 동안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고, 미국의 대통령 임기를 20번 넘게 지켜봤다. 그래마가 지금의 샌디에이고에 자리를 잡은 것은 40살을 넘긴 1928년경이었다.

‘왕할머니 ’격인 그래마는 다정하고 수줍음 많은 성격으로 동물원의 ‘여왕’이라 불렸다고 한다. 동물원 측은 그의 죽음을 알리며 “그래마는 동물원의 야생동물 관리 전문가 가족들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한편 현존하는 가장 오래 산 거북이는 남대서양 세인트헬레나섬에 서식하는 세이셸코끼리 거북 ‘조나단’으로, 현재 190살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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