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이나 임신 중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면 처음부터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임신 기간 체중이 더 많이 증가하고, 조산(조기 분만)과 임신성 당뇨병 위험 등 임신 합병증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협력 대규모 비영리 의료·연구 네트워크 매스 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이 주도한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JAMA)에 25일(현지시각 24일) 게재됐다.
의사들은 임신 중 비만 치료제 사용 중단을 권장한다. 동물 실험에서 임신 중 사용이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매스 제너럴 브리검의 소아 내분비내과 전문의이자 논문 제1 저자인 재클린 마야(Jacqueline Maya) 박사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GLP-1 RA) 사용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태아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임신 전에 복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복용 중단이 임신 중 체중 증가와 임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고자 했다”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진은 2016년 6월부터 2025년 3월 사이 일어난 약 15만 건의 임신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제2형 당뇨병 및 체중 감량 치료제로 쓰는 GLP-1 약물을 처방받은 사람들은 임신 중 권장치보다 체중이 더 많이 증가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GLP-1 약물 처방을 받은 448건의 임신 중 65%에서 ‘과도한 임신 중 체중 증가’가 나타났지만, GLP-1 약물 처방 이력은 없지만 나이·체중·건강 상태, 인종 등 특성이 비슷한 1344건의 임신에서는 49%만이 과도한 체중 증가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임신 전이나 임신 초기에 GLP-1 RA 복용을 중단한 여성은 체중 감량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여성보다 임신 중 평균 3.3kg 체중이 더 증가했다.
GLP-1 RA 중단 그룹은 과도한 임신 중 체중 증가(권장량 초과) 위험이 32% 높았고,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30%, 임신성 고혈압 질환(임신 중독증 포함) 위험이 29%, 조산 위험이 34% 더 높았다.
하지만 신생아의 고(高)체중 또는 저체중 출산 위험, 출생 신장(아이의 키), 제왕절개 분만율은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의 중요한 한계 중 하나는 GLP-1을 사용한 사람들을 GLP-1 사용 경험이 없지만 체질량지수(BMI)가 비슷한 사람들과 비교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연구자들은 위고비나 젭바운드 같은 GLP-1 약물을 처방받아 체중이 감소한 이후의 BMI를 기준으로 치료군을 평가했는데, 이는 GLP-1 처방 전보다 BMI가 낮아진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임신 전 GLP-1 복용의 이점과 임신을 위해 복용을 중단했을 때 발생하는 위험 간의 균형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신 전 체중 감소는 임신성 당뇨병 위험 감소, 임신성 고혈압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사람들의 GLP-1 처방 전 체중(기저 BMI)을 반영하고, 그와 비교할 비슷한 초기(연구 개시 시점) BMI를 가진 대조군을 찾아 비교할 계획이다. 마야 박사는 현재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GLP-1 약물을 임신 전 체중 감량에 활용하는 것이 실제로 어떤 이득이 있는지, 비록 임신 중에는 약물을 중단하더라도 맥락을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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