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로보틱스 매출, 전년比 32%↑…플랫폼 선점 전략
삼성 파운드리, 로봇 AP 생산 가능성…LPDDR 수요 확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마지막 특별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공동취재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사업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이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이 확대되면서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메모리 산업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엔비디아 로봇 플랫폼 생태계 선점…전년比 32% 성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피지컬 AI는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며, 수조 달러 규모의 기회를 다루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다음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분기 자동차·로보틱스 부문 매출은 5억 9200만 달러(약 87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사업인 만큼 데이터센터 부문(512억 달러)이나 게이밍 부문(43억 달러)과 비교해 적은 비중이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피지컬 AI는 센서, AI 알고리즘, 제어기술을 결합해 실제 물리 세계에서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과 행동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이 대표적이다.
엔비디아는 로봇 자체를 제조하기보다 관련 AI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하드웨어(그래픽처리장치·GPU)와 소프트웨어(CUDA) 플랫폼을 선점해 성공한 전략을 로봇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지능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카메라, 라이다(LiDAR), 레이더 등 다양한 센서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고성능 칩이 필수적이다. 엔비디아의 젯슨(Jetson)이 바로 AI를 로봇 등 엣지 디바이스 등에 탑재하기 위해 설계된 컴퓨팅 플랫폼이다.
이외에도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한 슈퍼컴퓨팅 시스템 DGX, 디지털 트윈 구축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 등 설루션을 갖추고 있다.
로보틱스 AP 위탁생산·LPDDR 응용처 확산 기대
이와 관련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CEO 서밋 행사 후 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용 AP를 모두 만들고 있다”며 “우리는 젯슨이라는 브랜드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현재 젯슨을 양산하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기업이 TSMC와 삼성전자로 한정되는 만큼, 향후 협력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AI 칩인 ‘AI5’를 대만 TSMC와 공동생산하고, 차세대 AI 칩인 AI6 계약도 수주하는 등 초미세 공정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가 미래 큰 폭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엔비디아 젯슨 플랫폼을 양산하게 될 경우 가동률 향상과 그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플랫폼에는 저전력 고성능 D램인 LPDDR5도 탑재된다. 현재 젠슨 플랫폼 중 최상위 모델인 젯슨 AGX Orin™ 64GB에는 LPDDR5 64GB가 채용된다. 현재 LPDDR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로봇 및 자동차 전장 등 LPDDR의 응용처가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확대되면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피지컬 AI가 산업 전반에 적용되지는 않아 관련 메모리 매출 비중이 크지는 않다”면서도 “피지컬 AI 확산 속도에 따라 중요한 응용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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