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연구 책임자인 옥스퍼드대 진화생물학자 마틸다 브린들(Matilda Brindle) 박사는 “인간, 침팬지, 보노보(난쟁이 침팬지) 모두 키스를 한다”며 “따라서 이들의 공통 조상도 같은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키스는 명확한 생존 또는 번식 이득이 없는데도 많은 인간 문화권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 종에서 나타나는 행동이다. 항상 성적 의미를 갖는 것도 아니다. 이성은 물론 동성 간에도 단순한 애정 표현으로 사용하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도 흔하다.
진화적으로 미스터리한 행동이지만, 진화적 관점에서 키스를 제대로 연구한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시작한 계기다.
매우 다양한 종이 키스를 한다. 논문 캡처.
연구자들은 키스의 기원에 관한 진화적 가계도를 그리기 위해 영장류, 그 중에서도 유인원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개미, 곤충, 늑대. 북극곰, 알바트로스(바닷새), 프레리도그(설치류) 등 예상보다 많은 종(種)에서 키스의 정의에 부합하는 행동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인류의 먼 친척뻘인 네안데르탈인(약 4만 년 전 멸종)도 키스를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전 연구에서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가 타액 속에 존재하는 특정 구강 미생물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브린들 박사는 “두 종이 갈라진 뒤에도 수십만 년 동안 타액을 교환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키스가 언제 진화했는지는 밝혔지만 왜 진화했는지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다.
현재까지 제시된 가설로는 -유인원 조상의 그루밍 행동에서 발전했을 가능성, 즉 털고르기(그루밍)라는 사회적 돌봄 행동이 진화하면서 더 친밀하고 직접적인 접촉을 포함하는 행동으로 발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가설과 -상대의 건강이나 면역 상태를 평가하는 친밀한 방식일 수 있다는 의견 등이 있다.
브린들 박사는 “키스는 인간만의 행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더 많은 관찰 자료가 축적되면, 왜 이런 친밀 행동이 진화했는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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