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상 받은 폰세의 ‘코리안 드림’… 이룰 건 다 이뤘다

  • 동아일보

개막 선발 17연승… 시즌 최다 탈삼진
한국 프로야구 기록 연신 갈아치워… 6일 첫딸 대전서 태어나 ‘귀한 인연’
한화, 재계약 원하지만 선택은 폰세 몫
MLB 최소 2년 2200만달러 이상 예상… 이정후 뛰는 샌프란시스코 유력 거론

폰세(오른쪽)가 11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2회 최동원상 시상식에서 최동원의 투구를 형상화한 트로피를 받고 있다. 폰세는 올 시즌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으로 활약하며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부산=뉴스1
폰세(오른쪽)가 11일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12회 최동원상 시상식에서 최동원의 투구를 형상화한 트로피를 받고 있다. 폰세는 올 시즌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으로 활약하며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부산=뉴스1
폰세(31·한화)는 2015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인드래프트 때 밀워키로부터 2라운드(전체 55순위)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MLB 도전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TV 중계가 없던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폰세에게 어머니 제니퍼 씨는 “TV에 나올 정도로 잘해라. 그래야 내가 집에서 편히 볼 수 있잖아”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7년 뇌암 4기 진단을 받은 어머니는 끝내 아들을 TV에서 보지 못한 채 그해 12월 눈을 감았다.

2019년 피츠버그로 트레이드 된 폰세는 이듬해 8월 3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MLB 데뷔전을 치렀다. 1-1 동점 연장 11회말 마운드에 오른 폰세는 끝내기 안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로부터 25일 뒤 세인트루이스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MLB 통산 첫 승을 따냈지만 2021년에는 내리 6연패를 당했다.

이후 해외로 눈을 돌린 폰세는 2022년부터 일본프로야구에서 세 시즌을 보낸 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한해협을 건넜다. 한국행은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줬다. 폰세는 개막 후 최다인 선발 17연승, 한 경기 최다 탈삼진(18개), 시즌 최다 탈삼진(252개) 등 한국프로야구 기록을 연신 갈아치웠다. 만장일치로 ‘한국의 사이영상’으로 불리는 최동원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유다.

폰세가 11일 부산 남구 부산은행 본점에서 열린 최동원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것도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최동원상은 2014년 제정 이래 외국인 투수들이 수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2022년 김광현(37·SSG)이 마지막이었다. 대부분의 외국인 수상자들은 시즌 후 자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시상식 불참이 일반적이었다. 2020년 알칸타라(33·당시 두산)가 팀이 한국시리즈를 치르던 중 한 번 참석했을 뿐이다.

올 시즌 초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폰세 부부도 원래 미국으로 돌아가 출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폰세의 활약 속에 한화가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오르며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폰세 부부의 첫딸은 6일 대전에서 태어났다.

폰세가 참석한 이날 시상식은 부산과 울산 그리고 한화의 안방 도시 대전에서도 TV로 볼 수 있었다. 폰세가 어머니를 떠올린 게 당연한 일. 폰세는 시상식에 참석한 최동원(1958∼2011)의 어머니 김정자 씨(91)를 향해 “아드님이 구장 안팎에서 정말 좋은 선수였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드님을 멋지게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폰세는 내년 시즌에는 어머니가 바라던 대로 미국 TV에 나오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언론은 한국에서 ‘슈퍼스타’로 거듭난 폰세가 최소 2년 2200만 달러 이상의 메이저 계약을 따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정후(27)가 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가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폰세는 “한국에 남는 것이냐”는 사회자의 ‘돌직구’ 질문에 “통역을 안 해도 무슨 질문인지 알겠다. 요새 다들 그것만 물어본다”며 “당장은 출산한 아내를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는 게 없어 (계약 진행 상황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폰세는 향후 계획을 묻는 ‘변화구’에도 “신생아 부모라 당장은 잠이 필요하다”고만 했다.

한화는 폰세 부부의 한국 생활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며 시즌 중반부터 재계약 희망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 각 구단은 외국인 3명 계약 총액을 400만 달러 이하로 맞춰야 해 한화가 폰세를 붙잡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손혁 한화 단장은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국 선수의 선택에 달려 있다. 구단 목표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외국인 선수 계약을 확정짓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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