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7명 근시… 하루 2시간 햇빛이 ‘눈 건강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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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11월 6일 15시 42분


대한안과학회 “근시, 단순 시력 저하 아냐… 망막병증·녹내장 위험 껑충”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나라 청소년의 근시(近視)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의 74.9%가 근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7명 이상이 안경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안 보이는 문제를 넘어, 관리하지 않으면 성인기에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세심한 관리를 당부했다.

40년 만에 시력 이상 6배 증가
대한안과학회는 6일 ‘2025 눈의 날 팩트시트’를 발표하며 “근시는 조기 진단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1985~2024년 교육부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중 근시 유병률 변화 추이. 대한안과학회 제공.
1985~2024년 교육부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중 근시 유병률 변화 추이. 대한안과학회 제공.

이번 팩트시트(핵심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한 문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의 시력 이상(최소 한쪽 눈 교정 전 시력 0.7 이하) 비율은 30.8%, 초등학교 4학년 53.6%, 중학교 1학년 64.8%, 고등학교 1학년은 74.8%에 달했다.

청소년의 시력 이상 비율은 40여년 전 9%, 30여년 전 25%, 20여년 전 47%, 10여년 전 48%, 2024년 57%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교육부 학교건강감사 표본조사)

고도근시(-6.0디옵터 이상) 비율도 5~18세 청소년의 6.9%로 보고됐다.(2016~17 국민건강 영양조사)

근시는 왜 생길까
근시는 눈에 들어온 빛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못하고 그 앞쪽에 초점이 형성되는 시력 이상이다.
이는 눈의 길이(안축장)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거나, 각막이나 수정체의 굴절력이 과도하게 강해질 때 발생한다. 이로 인해 먼 곳이 흐릿하게 보이고, 조절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안구 성장으로 인해 고도근시로 진행될 수 있다.

방치하면 망막박리·녹내장 위험 급증
근시, 특히 고도근시는 단순한 시력 저하를 넘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근시 환자는 일반인보다 망막박리 위험이 약 8배 높다. 고도근시 환자는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녹내장 위험이 최대 4.6배, 초고도근시(-8.0디옵터 이상)는 백내장 발생 위험이 최대 5.5배 높아진다.
대한안과학회 유정권 기획이사(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근시는 단순한 굴절 이상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이라며 “정기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이사장(사진 오른쪽)과 유정권 기획이사. 사진=박해식 기자.
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이사장(사진 오른쪽)과 유정권 기획이사. 사진=박해식 기자.

하루 2시간 이상 야외활동, 30cm 거리 유지
근시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최근에는 환경적 요인의 영향이 훨씬 크다고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기기 사용 증가와 책을 가까이 보는 습관, 부족한 야외활동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2시간 이상 햇빛을 쬐는 야외활동을 권장한다.
햇빛은 망막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안구 길이의 과도한 성장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또한 독서 시 책과 눈 사이는 30~35cm, 컴퓨터 화면은 50c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45분 이상 연속 근거리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안저검사로 진행 차단
근시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이 필수적이다.
학회는 6세 이상 어린이·청소년은 매년 1회, 성인(40세 이상)은 최소 연 1회 이상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눈 내부를 촬영하는 안저검사는 망막, 시신경, 맥락막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검사다.

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이사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근시는 개인의 시력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실명률을 좌우할 공중보건 과제”라며 “조기에 시력을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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