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빠른 비수술 치료법
오래 걸을 때 통증은 ‘척추관협착증’… 상체 굽힐 때 아프면 ‘허리디스크’
무릎 펴고 무거운 물건 들기 최악… 디스크 탈출 진행 땐 통증 심해져
비수술 치료법인 ‘추간공확장술’… 시술 부담 적고 적용 범위는 넓어
잘못된 자세는 척추 구조에 지속적인 부담을 줘 만성적인 통증과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직장인 김 모(45) 씨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보낸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의자 높이를 맞추며, 모니터를 눈높이에 두는 등 ‘바른 자세’를 꾸준히 실천했다. 그러나 몇 달 전부터 허리를 조금만 굽혀도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고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까지 저려왔다. 스트레칭과 자세 교정에도 불구하고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최근 척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올바른 자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피해야 할 자세’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잘못된 자세는 척추 구조에 지속적인 부담을 줘 결국 만성적인 통증과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구조 손상서 비롯된 통증
대표적인 척추질환은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척추관협착증이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 내부의 수핵이 외부 섬유륜을 뚫고 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다. 이로 인해 허리 통증뿐 아니라 다리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저하가 동반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나 신경가지가 빠져나오는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주로 허리나 엉치, 하지 쪽 통증과 저린감이 나타나며 곧게 선 자세에서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통증이 악화되고 허리를 굽히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협착증 환자들은 통증을 피하기 위해 절뚝이며 팔자걸음으로 걷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을 보이기도 한다.
허리디스크의 경우는 반대로 상체를 앞으로 굽히는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진다.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나타난다면 허리디스크 가능성이 높다.
척추에 무리 주는 대표적 자세
디스크 탈출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자세는 무릎을 편 채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이다. 이 자세는 척추의 뒤쪽이 열려 디스크가 후방으로 밀려나기 쉬운 구조를 만들며 갑자기 힘을 주면 디스크에 순간적인 압력이 가해져 급성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해로운 자세는 신경 통로를 더 좁히는 과도한 허리 신전(뒤로 젖힘) 동작이다. 소파나 침대에 엎드린 채 팔꿈치를 받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장시간 사용하는 자세가 대표적이다. 상체를 들어 올리면 허리가 반대로 젖혀져 척추관과 추간공이 좁아지고 신경 압박이 심해진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통증이 악화되거나 다리 저림이 심해질 수 있다.
이처럼 자세와 동작을 조심하면 초기 통증은 어느 정도 완화되지만 이미 디스크 탈출이나 협착이 진행된 상태라면 통증 빈도와 강도가 점차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증상이 악화됐다면 수술보다 부담이 적은 비수술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 신경 압박 완화하는 비수술 치료
추간공확장술 사진. 추간공확장술을 통해 특수 키트로 인대를 절제하고 좁아진 공간을 넓혀주는 모습. 광혜병원 제공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시술 부담이 적고 적용 범위가 넓은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이라며 “최소 침습으로 근육 손상과 흉터가 거의 없고 당뇨병·심혈관질환·간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술은 특수 키트를 이용해 신경이 눌린 부위를 직접 넓혀주는 물리적 확장과 함께 염증 유발 물질을 제거해 신경 주위 환경을 개선하는 생화학적 치료를 병행한다. 박 원장은 “이중 치료 효과로 신경 압박을 완화하면서 통증을 빠르게 줄일 수 있고 회복도 빨라 다양한 척추질환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며 “조기 진단을 통해 상태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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