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100년, 최고의 작품 ‘밀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2일 06시 57분


전도연·송강호 주연의 영화 ‘밀양’. 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
전도연·송강호 주연의 영화 ‘밀양’. 사진제공|시네마서비스
“너무 힘들고,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원망스러웠다.”

올해 3월 감독과 제작자 등 영화전문가 100인이 뽑은 ‘한국영화 100년을 대표하는 여배우’(스포츠동아 ‘한국영화 100년 설문조사’)에 선정된 전도연이 대표작인 ‘밀양’을 떠올리며 꺼낸 말이다. 극한으로 전도연을 몰아간 ‘밀양’은 아이러니하게도 그에게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이라는 배우 인생 최고 영광을 안겼다.

‘밀양’은 이창동 감독이 연출하고 전도연과 송강호가 주연해 2007년 세상에 나왔다.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두고 ‘용서’라는 화두에 직면한 여자 신애(전도연)와 그의 주변을 맴도는 남자 종찬(송강호)의 이야기다.

극의 배경인 밀양은 ‘비밀의 햇볕’이란 뜻을 가진 도시이자, 신애의 죽은 남편의 고향.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다 불행의 수렁에 빠진 신애를 통해 용서를 넘어 구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명작으로, 한국영화 100년에 기록되고 있다.

‘밀양’은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이란 값진 수식어를 안긴 한편 이창동 감독에게도 전기가 된 작품이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을 내놓았던 감독은 ‘밀양’을 통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처음 이름을 올렸고, 이후 ‘시’와 ‘버닝’까지 경쟁부문에 차례로 올라 세계 영화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용서와 구원의 화두를 던지는 ‘밀양’은 일면 잔잔한 사랑 이야기이다. 개봉 당시 송강호는 “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멜로영화”라고 밝히기도 했다. ‘밀양’을 내놓고 10년이 지난 2016년, 송강호에게 ‘다시 찍어보고 싶은 영화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주저 없이 ‘밀양’이라고 답했다. “신애와 종찬이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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