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진실 찾기’ 끈질긴 추적자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20일 06시 57분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33년 만에 특정되면서 사건을 모티브 삼은 영화 ‘살인의 추억’, tvN ‘시그널’과 가장 많은 취재를 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가 다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싸이더스·tvN·SBS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33년 만에 특정되면서 사건을 모티브 삼은 영화 ‘살인의 추억’, tvN ‘시그널’과 가장 많은 취재를 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가 다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싸이더스·tvN·SBS
■ ‘화성 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확인으로 다시 주목받는 ‘영화·드라마·시사프로’

‘살인의 추억’ 연출한 봉준호 감독
자료조사만 1년…‘B형 범인’ 지목
‘시그널’에도 미제의 화성 사건 환기
‘그알’, 20년 취재 토대로 특집 편성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범인이다.” (봉준호 감독)

“유가족의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미제사건의 한(恨)을 보듬으려 했다.” (김은희 작가)

경찰이 33년간 대한민국 최악의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던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하면서 사건이 잊히지 않도록 환기시켜온 영화와 TV프로그램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관련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이 사건을 다룬 작품을 향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방송사들도 특집 편성에 나서고 있다.

● ‘살인의 추억’부터 ‘시그널’까지

단연 화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이다. 연극 ‘날 보러 와요’를 원작으로, 2003년 개봉한 영화는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 삼아 큰 파장을 일으켰다. 16년이 지난 지금도 화성 연쇄살인사건과 ‘자동반사’적으로 언급될 만큼 상징적인 작품이다.

영화 개봉 당시 봉준호 감독이 풀어낸 뒷이야기 역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제작 당시 실제 사건 담당 형사들과 현장 취재기자, 화성 주민들을 만나면서 1년간 꼼꼼하게 자료 조사를 거친 감독은 “범인을 잡는 상상을 해보곤 했다”며 “범인은 1971년 이전에 태어난 B형”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형사인 송강호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유도 꼭 만나고 싶은 “범인과 눈을 마주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건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 장기미제 수사팀이 수사 중이다. 이 때문에 드라마가 현실에 앞섰다는 시선이 나온다. 2016년 방송한 tvN 드라마 ‘시그널’이 이를 먼저 다뤘기 때문이다.

“진실을 향한 끈질긴 추적을 그리고 싶었다”는 김은희 작가의 열망을 담은 ‘시그널’은 무전기를 매개로 과거의 형사(조진웅)와 소통하게 된 현재의 형사(이제훈)가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드라마에서는 ‘경기남부 연쇄살인사건’으로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그려냈다.

드라마 ‘터널’, ‘갑동이’ 등도 해당 사건을 소재로 차용했다. 이들 드라마를 방송한 CJ ENM과 케이블 영화전문 채널 등은 재방송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

● 20년의 추적 ‘그알’…시청자 궁금증 증폭

뭐니 뭐니 해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제작진은 18일 오후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1992년 방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제보를 받은 사건이자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많은 PD가 수소문한 사건”이라며 “진실이 밝혀져 유족의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방송 초기인 1992년과 800회를 맞은 2011년 두 차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사건이 잊히지 않도록 했다. 최근까지도 제작진은 관련 제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현재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제작진이 그동안 만난 사람들 가운데 용의자가 있었는지 등을 묻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제작진은 20여 년에 걸친 취재 내용을 토대로 특집 편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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