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수영 “매주 조리원 동기 모임 출석, 요즘 육아에 푹 빠져 있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5일 06시 57분


연기자 류수영은 아내 박하선을 위해 집안일과 외조에 힘쓴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행복해야 제 삶의 질이 높아진다”며 애처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연기자 류수영은 아내 박하선을 위해 집안일과 외조에 힘쓴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행복해야 제 삶의 질이 높아진다”며 애처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 드라마 마치고 아내 박하선 외조 나선 류수영

‘흥’ 잘 맞는 우리 부부…아내 행복이 내 행복
결혼 3년차, 아직도 아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사이코패스 연기 후유증…난생 처음 악몽도

연기자 류수영(40)은 최근 아내인 박하선(32)으로부터 육아 바통을 건네받았다. 주연작인 MBC ‘슬플 때 사랑한다’가 막을 내린 데 이어 아내가 3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인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촬영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류수영은 집안일과 외조에 집중하고 있다. 세 살배기 딸과 대화가 통해 하루하루 보내는 재미가 더욱 크다는 그를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류수영은 “아내가 행복해야 제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농담을 던지며 입을 열었다.

“결혼 3년차에도 아내를 보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 눈이 돌아간다. 하하! 부부라는 게 서로 잘 알 것 같으면서도 몰라 재미있다. 드라마 1회만 봤는데 그 결말이 드러나면 시시한 것처럼. 우리는 ‘흥’이 서로 잘 맞는다. 직업이 같아 연기 등 관련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 마디만 해도 쉽게 알아들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류수영은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다양한 표정과 제스처를 섞어가며 예능프로그램 속 모습처럼 유쾌함을 물씬 뿜어낸다. 집에서도 비슷한 분위기일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상상할 즈음 “아내에게 시끄럽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웃으며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진다는 게 이런 건가”라며 미소 띤 고개를 갸웃거린다.

“약간 푼수 같은 면이 있다. 하하! TV 소리로 아이를 깨우면 엄청 혼난다. 제가 만든 음식을 아내가 먹지 않았는데도 맛이 어떤지 대답을 계속 요구한다. 애정결핍인가?(웃음) 사랑받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다.”

그는 “나의 인생과는 안녕”이라고 할 만큼 남편과 아빠로 살아가는 인생의 즐거움이 크다고 말한다.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전거를 타며 시원한 바람을 맞는 즐거움을 더 이상 누릴 수 없어 아쉽기는 하다. 대신 육아 공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류수영은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나 말투까지 딸이 따라하는 모습에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육아 관련 서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아내의 산후조리원 동기 모임에 참석해 다른 아빠들로부터 여러 조언을 구한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그런 류수영이 최근 태생 처음으로 “베개가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며 악몽”을 꿨다. 지난달 27일 종영한 ‘슬플 때 사랑한다’에서 걸핏하면 타인에게 폭력을 가하는 사이코패스 역을 연기한 ‘후유증’이다. 류수영이 데뷔하고 처음으로 맡은 극단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연습하면서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무섭더라. ‘멘탈 붕괴’ 수준이었다. 하하! 잘못 접근하면 캐릭터를 미화할 수 있겠다는 우려 때문에 철저하게 대본대로 했다. 그래도 이해 없이 하려니 남자가 여자 역할을 하는 느낌? 꾸준히 누군가를 미워하고,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설정은 연기라도 쉽지 않더라. 괴로웠지만 송정림 작가가 나의 이면을 발견하고 캐릭터를 제안해줘 재미있는 작업 과정이었다. 연기자로서 나를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류수영은 20년 가까이 연기하면서 연기관에 대해서도 일정한 틀을 갖고 있지 않다.

그는 “연기관이란 게 좀처럼 생기지 않더라”며 “컴퓨터처럼 포맷과 재부팅의 과정을 반복하며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연기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에 앞서 자신의 연기 스타일을 고수하기보다 촬영장 환경과 스태프와 어울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달 2일 개막해 11일 막을 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여하면서도 깨달음을 얻었다. 전혜림 감독이 연출하고 차인표와 함께 출연한 단편영화 ‘샤또 몬테’를 영화제에서 공개한 그는 “배부른 고민을 하지 말아야지”라고 마음먹었다.

그는 “모두가 열심히 만들었는데 빛을 보지 못하는 작품이 많아 안타까웠다”며 “작은 영화의 힘이 커지면 커질수록 배우와 감독의 층이 두터워지지 않을까”라고 바랐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면서 이를 위해 “앞으로도 단편영화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등 ‘따시고’ 배부르면 금방 식는 것 중에 하나가 연기 열정이다. 식더라도 가능하면 천천히 식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리고 또 하나! 멋있게 늙고 싶다.”

● 류수영

▲ 1979년 9월5일생
▲ 2008년 명지대 경영학과 졸업
▲ 2000년 MBC 시트콤 ‘깁스가족’으로 데뷔
▲ 2002년 SBS ‘명랑소녀 성공기’·연기대상 뉴스타상
▲ 2004년 SBS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연기대상 조연상
▲ 2006년 KBS 1TV ‘서울 1945’·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 ‘마이 프린세스’ ‘오작교 형제들’ ‘투윅스’ ‘아버지가 이상해’ ‘착한마녀전’ 등
▲ 영화 ‘썸머타임’ ‘블루’ ‘변호인’ 등
▲ 2017년 1월22일 연기자 박하선과 결혼
▲ 2017년 8월23일 득녀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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