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정준영 구속에 무게…최고 5년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13일 06시 57분


12일 오후 6시4분경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정준영(가운데)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고개를 숙인 채 몰려든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영상을 몰래 찍어 유포했느냐”는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2일 오후 6시4분경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정준영(가운데)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고개를 숙인 채 몰려든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영상을 몰래 찍어 유포했느냐”는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정준영 ‘성 몰카’만 두 번째…향후 처벌은 어떻게?

3년 전에도 전 여친 신체촬영 피소
죄의식 없이 불법 촬영 영상 공유
단톡방 성폭행 암시한 대화 공개
“중대한 범죄…강력하게 처벌해야”

가수 정준영이 여성과 성관계 장면 등을 담은 이른바 ‘몰카’ 영상을 촬영 및 불법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운데 해당 행위가 중대한 범죄라는 의식은커녕 여성에 대한 성폭행까지 언급하는 등 아무런 죄의식도 없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에 대한 경찰의 엄중하고 정확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몰카 유포? “구속 가능성 ↑”

정준영은 성 접대 의혹을 받는 승리 등 일부 연예인 및 지인들이 함께 있는 스마트폰 메신저 단체대화방에서 2015년 말 이후 약 9개월 동안 성관계 모습 등을 촬영한 영상물을 공유, 유포한 혐의로 12일 경찰에 입건됐다. 또 다른 단체대화방에도 불법 영상물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방송 촬영차 미국 LA에 머물던 그가 이날 오후 귀국한 뒤 13일 출석할 예정이어서 정밀 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경찰은 수사 결과 정준영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그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법규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 불법 촬영한 영상물과 사진 등을 유포한 혐의가 확정되는 경우에는 구속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 “성범죄 인식도, 죄의식도 없었다”

나아가 그와 단체대화방에 모여든 연예인 등이 이런 행위 자체가 범죄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은 물론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은 채 여성을 성적 도구로 삼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SBS는 정준영이 단체대화방에서 여성을 성적 비하하고 성관계를 넘어 성폭행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최근 성관계 및 여성의 신체부위를 촬영해 온라인과 스마트폰 등을 통해 불법 유포하는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심각성을 더해가는 상황이어서 정준영 등과 관련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여기에 피해 여성들이 ‘2차 피해’를 우려한 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의혹까지 이어지면서 정준영 등 관련 연예인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가수 정준영. 동아닷컴DB
가수 정준영. 동아닷컴DB

● 3년 전 ‘몰카’도…무혐의 과정은?

앞서 정준영은 2016년 9월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휴대폰으로 무단 촬영한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장난삼아 촬영한 뒤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전 여자친구는 직후 고소를 취하했지만 경찰은 해당 휴대폰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준영은 “휴대폰이 고장 났다”며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정준영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했다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정준영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다시 이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시 사건의 경과에 새삼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편 KBS 2TV ‘1박 2일’을 비롯해 tvN ‘짠내투어’ ‘현지에서 먹힐까?’ 등 정준영이 출연해온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진은 그의 출연을 이날 중단시켰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한 조치”다. 정준영 소속사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밤 “하차 통보를 변명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