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82년생 김지영’ 읽었으니 ‘페미’?…일부팬 이탈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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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9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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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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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본명 배주현·27)이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밝혔다가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휘말렸다.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의심을 사면서 일부 팬의 이탈 움직임이 포착된 것.

아이린 등 레드벨벳 멤버들은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열린 ‘레벨업 프로젝트 시즌2’ 1000만뷰 돌파 기념 팬미팅에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서 아이린은 “최근 읽은 책이 무엇이냐”는 팬의 질문에 “최근에 ‘82년생 김지영’ 그거 읽었고, ‘별일 아닌 것들로 별일이 됐던 어느 밤’도 읽었다. 휴가 가서 책을 좀 많이 읽고 왔는데 휴가 가서도 읽고 가기 전에도 읽고 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 답변 내용 중 일부가 논란이 됐다. 바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아이린이 말한 부분이다. ‘82년생 김지영’은 조남주 작가(40)의 소설이다. 육아로 인해 업무 경력이 끊긴 주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소설은 여성이 겪는 일상적 차별과 불평등을 위트 있는 에피소드에 담아냈다는 평이다. 수많은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얻은 이 소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날 아이린은 “읽었다”는 것 외에 다른 의견을 덧붙이지는 않았으나 팬 및 누리꾼들은 해당 발언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82년생 김지영’을 읽은 것 자체가 사실상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어떤 팬은 “오늘부로 ‘탈덕(팬을 그만두는 일)’한다”며 아이린의 사진을 찢거나 불에 태우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온라인에 공개했다. “페미니스트, 너무 싫다. 역겹다”는 이나 원색적인 악성댓글을 다는 이들도 있었다.

반면 “이런 걸로 싸우는 거, 나만 이해 안 되냐” “별걸 가지고 난리”라는 누리꾼들도 있다. 이 밖에 “책 하나 읽었다고 페미니스트? 본인 입으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한 것도 아닌데…‘페미니스트’가 왜 이렇게 문제가 된 걸까?” “베스트셀러고 유명한 소설이라 한번 쯤 읽어보는 사람도 있는데, 아이린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하거나 책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도 아닌데 ‘탈덕(팬을 그만두는 일)’하거나 악성댓글을 다는 건 너무한 일”이라는 이들도 있다.

또 “설령 아이린이 진짜 ‘페미니스트’라 하더라도, 이게 왜 논란거리가 되냐”며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도 눈에 띈다.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는 최근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다. ‘남혐’ ‘여혐’ 논쟁이 들끓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은 페미니스트를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주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온라인의 남녀 간 갈등이 심해지며 과거 ‘김치녀’ ‘된장녀’에게 향했던 비난의 화살이 이제 페미니스트 자체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 같이 비난하는 이들은 한국에서 페미니즘이 ‘여성 우월주의’로 변질됐다고 주장한다. ‘뷔페미니즘(뷔페+페미니즘·여성으로서 유리한 점만 골라 취하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다는 뜻)’ ‘꼴페미(꼴통+페미니즘)’ 등 페미니즘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단어도 등장했다. 이에 질 세라 일부 여성회원 위주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극단적인 ‘남혐’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한편 앞서 지난달에는 그룹 에이핑크 손나은이 ‘GIRLS CAN DO ANYTHING (소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적힌 스마트폰 케이스를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려 ‘페미니스트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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