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한현민 “흑인 혼혈이라는 이유로 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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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27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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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민. 사진=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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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현민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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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흑인 혼혈 모델 한현민(16)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한현민이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꿈이라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5세의 어린 나이에 데뷔해 불과 1년 반 만에 서울패션위크 20여개의 쇼에 서는 등 국내 톱모델로 자리 잡은 한현민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전했다.

지난해 3월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서 모델로 데뷔한 한현민은 “여태까지 서본 쇼 중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라며 “쇼의 오프닝으로 데뷔를 하게 되었는데, 그 쇼에서 오프닝은 가장 쇼의 메인이라는 뜻이고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나이지리아 국적의 아버지와 한국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현민은 이국적인 외모와 달리 순댓국을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으며 “말하는 것부터 먹는 것까지 다 한국의 피를 받은 것 같다”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키 188cm에 탁월한 신체 비율과 개성 있는 마스크로 데뷔 1년 반 만에 타임이 꼽은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룬 한현민이지만,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흑인 혼혈이라는 점 때문에 데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생각보다 많이 어려웠다. 많이 속임도 당했었고”라며 “그리고 제가 피부색이 다르다 보니까 어릴 때 놀림도 있었다”며 흑인 혼혈로 살아가는 고충을 털어놨다.

한현민은 백인 혼혈이 아닌 흑인 혼혈에 대한 편견이 더욱 심했다고 밝히며 “백인 혼혈이라고 하면 대개 ‘우와’ 이러는데 흑인 혼혈이면 너 되게 많이 힘들겠다 이렇게 얘기를 한다”며 “어렸을 때 이유 없이 놀림 당하고 이런 것들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힘들 때 마다 부모님은 ‘너는 특별하다,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길 거다’라고 얘기해주셨다. 그 말이 힘이 됐다”며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

어려웠던 시간을 거쳐 모델로서 이름을 알린 그는 “지금은 그래도 처음 데뷔했을 때보다는 패션계도 인식이 조금 바뀌는 것 같다”며 “하지만 패션계를 떠나서 저로 인해 한국 사회에 이런 차별이나 편견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델 뿐 아니라 다문화 인식 개선 홍보대사 활동도 겸하고 있는 한현민은 “제가 이 나이에 홍보대사를 할 줄은 절대 꿈에도 몰랐다”며 “좋은 홍보대사를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현민은 “누구는 슬프고 누구는 행복하면 안 된다. 같이 행복할 수도 있는데 그런 건 안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당찬 열여섯의 꿈을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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