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출신 배우 스크린 맞대결②](인터뷰) 배소은 “생애 첫 여우주연상…연기할 맛 나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4일 06시 57분


배소은은 ‘중독노래방’에서 실제 성격과 상반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또 다른 도전을 위해 그는 ‘프로필 투어’를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소은은 ‘중독노래방’에서 실제 성격과 상반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또 다른 도전을 위해 그는 ‘프로필 투어’를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한예종 출신 배우 스크린 맞대결
‘하루’ 변요한 vs ‘중독노래방’ 배소은


변요한과 배소은은 스크린에서 독특하게 비치는 역할을 자임한다. 나란히 15일 개봉하는 영화 ‘하루’(감독 조선호·제작 라인필름)와 ‘중독노래방’(감독 김상찬·제작 영화사 아람)에서 두 배우가 드러내는 묘한 매력 덕분이다. 두 작품을 이끄는 이들 주역은 또 나란히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와 인연을 맺고 있다. 한예종은 숱한 실력파 배우들을 배출해낸 곳. 이를 터전 삼아 연기를 배웠던 변요한과 배소은의 매력을 만났다.

● ‘중독노래방’ 배소은

2년 휴학, 돌아보니 삶이 다 연기
아직도 ‘프로필 투어’ 중이지만
나는 늘 잘해낼 수 있는 ‘배우’

게임중독으로 온종일 컴컴한 방에 틀어박힌 영화 속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다. 소탈함을 넘어선 솔직함으로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며 매력을 드러낸다. 아직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 더 많은 배우 배소은(29)을 향한 궁금증도 덩달아 생긴다.

‘중독노래방’은 배소은을 좀 더 대중적으로 알린 첫 무대라 할 만하다. 개봉 전 시체스 등 해외 영화제에 소개돼 주목받았고, 이를 통해 그는 지난해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판타스틱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상은 처음이다. 학교 다닐 때도 상과 인연이 없었다. 하하! 받고 나니 마음이 달라졌다. 연기를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할까.”

실제론 호쾌한 성격이지만 영화 속 배소은은 다르다. 그가 맡은 하숙은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외딴 마을 노래방에 홀연히 나타나 도우미를 자처하는 인물. 대단한 음치에, 매일 운동복으로 손님을 맞는 그는 어떤 사연을 감추고 있지만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탓에 관객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배소은은 당돌하게도 “시나리오를 읽고 과연 누가 하숙을 할 수 있을지 떠오르지 않았다”며 “그렇기에 오히려 내가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표현하기 쉽지 않은 장면도 많았다. 노래방 남성들에 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담은 장면이 대표적. 직접적인 표현 수위는 높지 않지만 그 상황을 만드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촬영 전 하숙이 겪은 개인사를 만들어 체화해야 했다. 과거엔 분명 밝고 쾌활한 여자였을 거다. 실제 내 모습처럼. 하지만 사건을 겪고 마음을 닫았다. 잔뜩 웅크리고 방어적이다. 방어적인 사람은 또 외롭지 않나.”

배우 배소은.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우 배소은.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배소은은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일을 도와주는 매니저가 따로 없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와 인터뷰, 관객과 대화까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지만 의상을 손수 챙기고 운전도 한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해내고 있지만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했다. 친구들이 그에게 붙인 별명은 ‘이 시대의 일꾼’.

“얼마 전 독립영화를 찍을 땐 대본 프린트부터 식당 예약, 운전까지 해냈다. 엄마가 일산에서 고깃집을 하는데 주말이면 서빙하고 불도 피운다. 하하!”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단번에 한예종에 합격했지만 그는 입학 뒤 2년간 연기에 빠지지 못했다. “동기들은 열정적으로 배우를 꿈꿨지만 난 학구파는 아니었다”며 “연기보다 연애가 좋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 발 물러서니 연기가 절실해졌다.

“2년간 휴학했다. 떨어져 보니 삶이 연기와 연결됐더라. 학교로 돌아가 다시 몰두했다.”

평소 배소은의 주요 일과는 영화사를 찾아다니며 프로필을 제출하는 이른바 ‘프로필 투어’다. 신인 혹은 무명의 배우라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같이 영화하자는 감독도 없고, 독립영화도 꾸준하지 않지만 늘 ‘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연기를 할수록 더 잘 해낼 거라는, 확신이 생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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