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 더 있지…” 영원한 별이 된 ‘국민엄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2일 06시 57분


47년간 연기 열정을 불태운 김영애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서울 신촌동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가족을 비롯해 선·후배, 동료 연기자들이 고인의 뒤를 따르며 마지막 배웅을 했다. 동아닷컴DB
47년간 연기 열정을 불태운 김영애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서울 신촌동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가족을 비롯해 선·후배, 동료 연기자들이 고인의 뒤를 따르며 마지막 배웅을 했다. 동아닷컴DB
■ 대배우 김영애 마지막 가는 길

임현식 “이 다음에 나도 가면 영접해달라”
유족·선후배 연기자·시민들 눈물 속 배웅


유난히 따스한 햇살 속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 대배우 김영애(66)가 세상과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11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은 발인 절차를 마치고 가족을 비롯해 동료, 선후배 등 50여명의 배웅을 받았다.

이날 발인식 엄수에 앞서 한 시간 전 빈소에서는 장례 예배가 진행됐다. 고인이 생전 다녔던 교회 관계자들이 찬송가를 부르고, 클라리넷과 첼로 등을 연주하며 주위를 밝혔다. 예배가 진행된 40여분 동안 고인의 외아들과 며느리는 눈을 감은 채 어머니를 떠올렸다. 하지만 슬픔에 사무친 표정은 감출 수 없었다. 다만 고인을 좋은 곳으로 보내드린다는 듯 차분히 이별하고 있었다.

예배가 끝나고 아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고인의 영정을 들고 빈소를 나서자 임현식, 오달수, 나영희, 윤유선, 염정아, 문정희 등 선후배 연기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임현식과 오달수는 허망한 표정이었다. 염정아는 끝내 슬픔을 억누르지 못해 눈물을 쏟아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께 최불암은 조용히 조문을 하고 돌아갔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한 걸음에 달려온 팬도 있었다. 40대 여성 조에스더씨는 “소식을 접하고 뵈러 오지 않으면 평생 마음이 무거울 것 같아 오게 됐다”며 “평소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다. 투병 중에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끝까지 마친 모습에 다시 한 번 반했다”며 밀려오는 슬픔을 억눌렀다. 조씨는 상주에게 용기의 메시지가 담긴 편지를 건네고 떠나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임현식은 고인과 이별을 이제야 실감하는 듯 병원 구석 한 쪽 벽에 기대어 출발하는 영구차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어제는 몰랐는데 오늘 떠나는 걸 보니 잘 울지 않는 나도 눈물이 나려 한다”며 “이 다음에 나도 가면 영접해 달라”며 희미하게 미소를 띠었다. 너무도 빨리 떠난 고인이 애석했는지 “10년만 더 있지…”라고 말끝을 흐리며 “배우로서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이 정말 대단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김영애는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2월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종영까지 47년간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지난해 하반기 재발한 췌장암의 고통을 버텨왔지만 9일 오전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만 생각한 그는 이날 경기도 분당 메모리얼파크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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