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남편 조기영 “文 만난 후 ‘이걸로 마누라 뺏기는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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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2월 5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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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조기영 블로그
고민정·조기영 블로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에 합류한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 조기영 시인이 아내의 행보에 관한 심경을 편지로 전했다.

조 씨는 5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당신을 문재인에게 보내며..."라는 제목의 편지를 통해 아내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이 글에서 "처음 내가 캠프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말도 안 돼, 라고 외쳤다"며 "두 번째 전화를 받고 나서야 생각해보니 이것은 당신에게 제안한 일이지 내 일이 아니지 않나(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 고민 끝에 전화온 얘기를 해줬다... 돌아보면 절묘하기도 하다. 제주행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시기, 본인도 아닌 남편한테 전화로 걸어온 운명의 이 시간차 공격 결과를 생각해보면..."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또 마포의 한 식당에서 이루어진 문 전 대표와의 첫 만남에 대해 회상하며 "당신과 문재인이 비슷한 거 같다는 말은 사실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입으로 한 말이다. 그는 우리와 두 시간 가량의 대화를 끝내며 "우리랑 같은 과시구만"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신이 마음에 들었다는 뜻일 터.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아, 이걸로 마누라 뺏기는구나, 하였다. 기분이 그리 나쁘진 않았다. 다만 이제 마음의 준비가 좀 필요하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조 시인은 "그날 우리는 마포의 한 식당에서 낡고 부패한 권력 교체라는 목표에 각자의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것일 거라 생각했다"며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어 주는 새시대의 첫째가 당신처럼 나도 문재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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