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도깨비’ 음원 돌풍…연초 걸그룹 대전 물거품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tvN 드라마 ‘도깨비’(아래). 사진제공｜동아닷컴DB·화앤담픽처스

S.E.S·AOA 등 걸그룹 컴백효과 미미

S.E.S와 AOA 등 걸그룹들이 새해 첫날부터 새 음반을 내고 있지만 ‘무한도전’과 ‘도깨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 초 가요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됐던 ‘걸그룹 대전’의 승자는 결국 ‘무한도전’과 ‘도깨비’가 될 거란 성급한 전망마저 나온다.

4일 오후 3시 현재(이하 동일기준) 음악사이트 멜론의 실시간차트 20위권 중 10곡이 MBC ‘무한도전-위대한 유산’ 편에서 탄생된 힙합곡이거나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신-도깨비’ 삽입곡이다. 지니는 11곡, 엠넷닷컴은 12곡, 올레뮤직은 13곡이 20위권에 올랐다. ‘무한도전’을 통해 만들어진 광희·개코의 ‘당신의 밤’은 차트를 ‘올킬’하고 있고, ‘쏘아’ ‘처럼’ 등도 10위권이다. ‘도깨비’ OST로 발표된 ‘뷰티풀’ ‘후아유’ 등도 상위권이다. 1월 새 음반을 낸 걸그룹 중 그나마 우주소녀가 신곡 ‘너에게 닿기를’로 엠넷닷컴 5위로 선전하고 있다. 10여 팀이 대거 출격하는 ‘걸그룹 대전’이란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미 ‘무한도전’은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이후 2년 마다 ‘영동고속도 가요제’ 등의 ‘무도 가요제’로 음원시장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보였다. 특히 ‘무한도전’ 음원은 한달 가까이 장기집권을 해왔다는 점에서 음반기획사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그룹 제국의아이들 광희가 2015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부른 노래로 데뷔 5년 만에 처음으로 1위를 경험하고, 이번에 다시 두 번째 1위를 경험할 정도로 ‘무한도전’의 브랜드 파워는 위력적이다.

작년 12월2일 방송을 시작한 공유·김고은 주연의 ‘도깨비’는 12%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바탕으로 방송가는 물론 패션계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도깨비’를 향한 팬들의 사랑은 OST로도 이어져 크러쉬의 ‘뷰티풀’은 지난달 발표와 동시에 1위를 휩쓸었다. 찬열·펀치의 ‘스테이 위드 미’, 스웨덴 가수 라쎄 린드의 ‘허시’, 십센치의 ‘내 눈에만 보여’도 인기다.

‘도깨비’ OST가 롱런 태세를 보이는 가운데 작년 12월31일 발표된 ‘무한도전’ 음원도 한동안 차트를 점령할 것으로 예상돼 ‘걸그룹 대전’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1월 첫째주 S.E.S, AOA, 에이프릴, 믹스에 이어 둘째주에는 소나무, 헬로비너스, 드림캐쳐 등이 컴백한다.

한 걸그룹 관계자는 “방송활동을 활발하게 하다보면 걸그룹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로선 방송활동이 마지막 희망인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