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男과 女①] 수애의 변신이 반가운 드라마인데…

스포츠동아
입력 2016년 10월 27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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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녀관계?’ 수애(오른쪽)와 김영광이 주인공인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는 자신보다 어린 남성이 아빠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청자를 공략하고 있다. 두 사람의 신구 조화도 앞으로 주목할 요소다. 사진제공｜콘텐츠케이

■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 집에 사는 남자’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女),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24일 첫 방송
▶ 극본 김은정
▶ 연출 김정민
▶ 주연 수애·김영광·이수혁·조보아

▶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10개월 만에 돌아온 딸. 자신이 새 아버지라는 3살 연하 남자와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 알쏭달쏭

“내가 니 애비다!” “아버지로 받아들일게요.”

아침드라마도 아니고 월화 미니시리즈인데, 뭐 이런 막장 같은 게 있나 싶었다. 또래에도 못 미쳐 보이는 어린 남자(김영광)가 ‘애비’라 하고, 누나뻘인 여자(수애)는 잠깐의 고민 끝에 그 남자의 딸이 되겠다니.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란 사실을, 2회가 끝나며 나온 크레디트를 통해 알고 난 후 좀 머쓱해졌지만, ‘막장스러움’으로 인한 ‘썩소’는 거둘 수 있었다. 코미디가 버무려진 로맨스 장르이고, 태생적으로 만화적 요소가 있는 드라마라 생각하니 가볍게 웃어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우사남’은 수애의 변신을 보는 드라마가 아닌가.

2회까지 수애의 변신은 그런대로 봐줄만하다. 10년 전쯤 봤던 드라마 ‘9회말 2아웃’도 생각나고, 반가웠다. ‘가면’ ‘야왕’의 우울한 면보다 밝은 캐릭터에서 그 여성적 매력이 더 드러나는 것 같다. 공교롭게도 ‘9회말 2아웃’에서 수애가 ‘홍난희’였고, 지금은 ‘홍나리’인 것도, 두 작품을 이어주는 것만 같다.

‘원숙한’ 수애가 젊은 연기자 김영광과 보여주는 호흡은 별 어색함이 없다. 여기에 조보아의 내숭 9단, 불여우의 모습은 ‘오빠 미소’를 짓게 한다. 전작인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에서 철없는 재벌 2세 캐릭터를 잘 보여준 조보아는 앞으로도 이런 캐릭터로 전문성을 키워나갈 것 같은 예감이다. 다만 이수혁의 어색한 표정 연기가 좀 거슬린다.

‘우리집에 사는 남자’를 보면서 가장 재미를 느끼는 요소는 대사다. ‘아, 들었어요? 나 혼자 한 말인데’ ‘돈에 대해 호연지기가 있는 젊은이시네’ ‘(이야기)들은 내 잘못인가? 무슨 사과를 그렇게 진정성 없게, 정치인스럽게 해요?’ 같은 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기다리기 어려울 만큼 다음 회가 궁금하지는 않지만, 수애와 김영광은 드라마에서 부녀지간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두 사람의 로맨스가 펼쳐질 텐데, 원작의 내용을 모르는 입장에서, 김영광이 아버지가 된 사연 그리고 수애와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보는 재미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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