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의 칸&피플④] 韓영화가 달군 칸의 3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20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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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의 반찬욱 감독-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영화 ‘부산행’의 배우 공유와 연상호 감독(맨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CJ엔터테인먼트·스포츠동아DB·NEW
영화 ‘아가씨’의 반찬욱 감독-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영화 ‘부산행’의 배우 공유와 연상호 감독(맨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CJ엔터테인먼트·스포츠동아DB·NEW
칸 국제영화제의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은 열띤 ‘환호’와 충격에 휩싸인 ‘비명’, 숨죽여 지켜보는 ‘긴장’으로 채워졌다.

올해 칸에 초청된 한국영화 ‘부산행’과 ‘아가씨’ 그리고 ‘곡성’이 차례로 공개된 순간의 뤼미에르 대극장 분위기다.

폐막으로 치닫는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세 편의 영화가 ‘곡성’을 마지막으로 모두 공개됐다.

19일 오전 6시(한국시간·이하 동일기준) ‘곡성’이 공식 상영한 가운데 영화제 개막 직후부터 쏟아진 관심을 증명하듯 2층 규모, 2294석에서 빈 자리를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 ‘곡성’ 나홍진을 환대한 칸

‘곡성’ 상영 직전 극장에 들어선 칸 국제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박찬욱, 김기덕 감독처럼”이라는 표현으로 ‘곡성’의 나홍진 감독을 소개했다.

2시간36분간의 영화 상영이 끝난 직후에도 관객은 감독의 이름이 스크린을 채울 때 가장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데일리는 나홍진 감독이 칸에 도착하자마자 먼저 인터뷰를 갖고 “초자연적인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추격자’ ‘황해’에 이어 3번째 칸에 들어섰다”며 비중 있게 소개했다.

상영 이후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시체스 판타스틱국제영화제 앙헬살라 집행위원장은 “악마의 세계에 다녀온 듯한 생생한 기분”이라고 밝혔다.

● ‘아가씨’ 역대 최고 수출

매년 그랬듯 올해도 칸 국제영화제의 관심은 영화를 기획하고 만든 감독에 집중됐다. 철저히 감독 중심의 영화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키는 대목이다.

한국영화 3편을 향한 영화제의 관심도 마찬가지였다.

단연 화제는 경쟁부문 상영작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다. ‘올드보이’와 ‘박쥐’로 연거푸 상을 받은 감독의 신작이란 사실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를 증명하듯 칸 필름마켓을 거치며 모두 170여개국에서 영화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설국열차’(167개국)를 넘어 한국영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관객의 반응은 엇갈렸다.

공식 상영 때는 비명까지 터져 나왔다. 1층에 앉은 일부 여성은 영화 결말 장면에 경악해 비명을 터트렸고 참지 못하겠다는 듯 극장을 나갔다. 칸을 찾은 국내 영화 관계자들이 내놓는 평가 역시 극명하게 나뉜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을 향한 관심만은 뜨겁다. 스크린데일리는 “칸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썼다. 칸에서 체감한 관심의 온도는 의심할 여지없이 뜨겁다.

● ‘부산행’ 연상호에 시선 집중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부산행’은 이번 영화제에서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가장 먼저 알린 신호탄 역할을 완벽하게 했다. 세 편 중 가장 먼저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됐고, 3편을 통틀어 가장 열정적인 환호와 탄성, 박수, 웃음이 번갈아 이어졌다.

역시 관심은 연상호 감독에 쏠렸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연상호 감독의 다음 영화는 경쟁부문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극찬했다. 단순 좀비영화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해석할 만한 ‘함의’가 많은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는 23일 오전 2시 폐막식을 갖고 올해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을 공개한다. 그 후보인 박찬욱 감독은 현재 유럽에 머물고 있다.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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