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응팔’②] ‘응답하라의 저주’ 피하는 방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15일 08시 00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사진제공|CJ E&M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사진제공|CJ E&M
■ 주말기획|‘응팔’이 남긴 것들

지난 석 달 동안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열풍이 뜨거웠다. ‘막장드라마’가 활개 치는 풍토 속에서 ‘응답하라 1988’(응팔)은 마음 따스해지는 푸근함을 안겨줬다. 어느새 또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응팔’ 덕에 웃고 울며 행복해 했던 시간도 이제 지나고 있다. 16일 종영을 앞두고 ‘막장’의 스포일러가 넘쳐나지만 그래도 많은 시청자는 여전히 그 아름다운 결말을 지켜볼 것이다. ‘응팔’이 담아낸 정겨운 에피소드와 이 드라마가 탄생시킨 스타들의 면면은 또 다른 추억으로 남을 터이다. 스포츠동아도 그 추억을 함께 나누려 한다.

‘응팔’ 연기자들에게 전하는 ‘응답하라의 저주’ 탈출 방법

‘응답하라 1988’ 신드롬이 거세지만 한편으로는 앞선 시리즈에서 반복된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징크스도 있다.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응사)에 출연해 스타가 된 연기자들이 다음 작품에서 어김없이 흥행 실패를 맛본 탓이다. 물론 해법은 있다. ‘응사’ 선배들의 선택을 ‘거울’로 삼는다면 ‘응팔’ 주역들은 그 불운한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고아라. 사진제공|tvN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고아라. 사진제공|tvN

● 혜리 (‘성나정’ 고아라로부터)

또 다른 매력 찾아낼 연출자 만나야

아직 확연히 검증되지 않은 연기력. ‘응팔’ 속 덕선의 모습은 연기라기보다 혜리가 가진 본연의 매력으로 보는 게 맞다. 또 다른 매력을 찾아내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줄 연출자를 만나는 일이 남은 과제다. 신원호 PD처럼. ‘응팔’에서 마음껏 경험한 ‘홍일점놀이’는 당분간 쉬자. ‘응사’ 고아라의 선택이 혜리에게 교훈을 남긴다. ‘응사’ 이후 고아라는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택했다. 이승기, 안재현 등에 둘러싸인, 역시 홍일점. 남자친구들과 좌충우돌하는 모습도 비슷했다. 반복적인 이미지를 좋아할 너그러운 시청자는 없다.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정우. 사진제공|tvN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정우. 사진제공|tvN

● 류준열 (‘쓰레기’ 정우로부터)

주인공만 맡겠다는 욕심 ‘과유불급’

‘소셜포비아’ 등 독립영화에서 실력을 쌓아 기본기는 충분하다. 다만 지금의 인기에 고무돼 앞으로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만 맡겠다고 욕심내면 ‘과유불급’이 될 수 있다. 정우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을 만하다. 정우는 ‘응사’ 이후 여러 제안을 받고도 2년이 지나서야 영화 ‘쎄시봉’을 내놓았다. 제작비 규모 90억원을 책임져야 하는 주인공. 성적은 170만명. 영화 주연으로 관객과 만나려 2년을 흘러 보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류준열의 선택이 궁금하다.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유연석. 사진제공|tvN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유연석. 사진제공|tvN

● 박보검 (‘칠봉이’ 유연석으로부터)

로맨스 장르에 머무르지 않았으면

‘덕선이 남편 후보’로 얻은 인기에 심취해 혹시 계속 로맨스 장르를 고집하지는 않겠지. 시청자를 사로잡은 로맨스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연기자로서는 아직 신인이어서 보여줘야 할 재능이 더 많다. 물론 인기 절정의 상황을 고려하면 로맨스 장르의 드라마와 영화 제의가 쏟아질 것이 뻔하다. ‘응사’의 유연석이 그랬듯 멜로를 섭렵하겠다고 나선다면 위험하다. 유연석은 2003년에 데뷔해 악역부터 조연까지 두루 거치며 착실하게 성장한 배우다.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손호준. 사진제공|tvN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손호준. 사진제공|tvN

● 고경표 (‘해태’ 손호준으로부터)

예능보다 배울만한 작품 ‘금상첨화’

‘응팔’의 성공이 곧 ‘고경표의 성공’은 아니다. 갑자기 높아진 인기로 러브콜에 모두 응하면 금방 소모될 수 있다. ‘응사’ 손호준이 그랬다. 이젠 ‘예능인’에 가까운 느낌마저 풍긴다. ‘응사’의 기운을 잊지 못해서인지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과 ‘삼시세끼’에 단골 출연하며 예능프로그램에 쏠린 탓이다. 고경표에게 실력 쌓기가 급선무. 선배들로부터 배울 만한 작품이라면 금상첨화다. 영화 ‘7년의 밤’ 출연은 베스트. 류승룡, 장동건과 만난다.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김성균. 사진제공|tvN
응답하라 ‘1994’에 출연했던 김성균. 사진제공|tvN

이동휘 (‘삼천포’ 김성균으로부터)

다작 조연보다 한두 편에 집중 추천

허동휘는 ‘쌍문동 5총사’ 가운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을 만한 주인공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소위 ‘감초’로 불리는 캐릭터에 안성맞춤이다.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전방위에서 활동하는 조연이 될 것인가. 아니면 한두 편에 집중해 에너지를 쏟을 것인가. 후자를 추천하고 싶다. ‘응사’가 끝나고 김성균이 출연한 영화는 무려 6편. ‘군도:민란의 시대’를 빼고 전부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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