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줄거리로 묶은 화려한 액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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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불패 최동훈 감독, 22일 개봉 ‘암살’

영화 ‘암살’의 또 다른 볼거리는 화려한 캐스팅이다. 독립군 저격수인 안옥윤 역의 전지현과 그녀를 배신하는 임시정부 요원 염석진 역의 이정재, 이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을 연기한 하정우(왼쪽부터)가 연기 대결을 펼친다. 케이퍼필름 제공
영화 ‘암살’의 또 다른 볼거리는 화려한 캐스팅이다. 독립군 저격수인 안옥윤 역의 전지현과 그녀를 배신하는 임시정부 요원 염석진 역의 이정재, 이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을 연기한 하정우(왼쪽부터)가 연기 대결을 펼친다. 케이퍼필름 제공
올여름 기대작의 하나인 영화 ‘암살’(22일 개봉)이 최동훈 감독의 ‘흥행 불패’ 기록에 동참할 수 있을까. 13일 첫 시사회 뒤 나온 대부분의 반응은 ‘합격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전작 ‘도둑들’(1298만 명)에 이어 ‘암살’로 최 감독은 하나의 임무수행을 위해 속고 속이며 쫓고 쫓기는 영화 작법을 자신의 전매특허로 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백범 김구와 약산 김원봉 등 역사적으로 실재한 독립운동가가 등장하지만 허구의 암살 사건이 기본 줄거리다. 조선 주둔 일본군 사령관과 친일파를 암살하기 위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한국 독립군 안옥윤(전지현)과 신흥무관학교 출신 속사포(조진웅),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에게 임무를 부여한다. 여기에 이들의 뒤를 쫓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과 독립군 참모이자 친일파의 밀정인 염석진(이정재)이 있다.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감독은 “도전 같은 영화”였다며 “1년 동안 썼던 시나리오를 폐기 처분한 후 다시 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작에 비해 웃음기를 다소 뺐다. 이 작품으로는 코미디가 안 써졌다. 그런 부분은 고치면서 계속 덜어냈다”고 덧붙였다. 영화계에서는 ‘최 감독의 영화 가운데 가장 진지한 영화’라는 얘기가 돌았다.

일제강점기라는 아픈 역사를 소재로 자신의 장기인 오락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 둘의 간극을 탄탄한 이야기로 메웠다. 혹시 모를 이야기의 빈틈은 조연 배우들의 유머와 화려한 액션으로 꼼꼼히 마감했다. 영화 속 유머의 대부분은 하와이 피스톨의 그림자(오달수)와 속사포가 담당한다.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등 세 명의 쟁쟁한 주연 가운데서 전지현은 극을 이끌어가는 유일한 여주인공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는 영화 중반부까지 화장기 없는 얼굴로 철지난 모직 롱코트 한 벌만 걸치고 연기로 승부해야 했다. 영민한 최 감독은 관객들이 전지현에게 바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반전’을 통해 그녀를 배려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우월한 ‘기럭지’는 유혈이 낭자한 총격 장면에서 가장 빛났다.

이 영화는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작비(180억 원)를 투입했다. 초반부터 전투와 주유소 폭파, 자동차 추격신 등으로 쉴 틈 없이 볼거리를 선사한다. 경기 고양시와 중국 상하이 오픈 세트를 통해 재현한 1930년대 경성과 상하이의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다.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이 영화는 반일(反日) 감정과 애국심이라는 휘발성 짙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한 요소를 여러 군데 배치했다. 이 영화는 화려한 출연진과 볼거리,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연출력 등으로 흥행 바람만 제대로 탄다면 올해 국내 영화 최대 흥행작이 될 가능성이 있다. 15세 관람가.

염희진 salthj@donga.com·김배중 기자 
#암살#최동훈 감독#친일파#케이퍼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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