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2집 ‘엑소더스’ 발표…새 스토리 가지고 돌아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0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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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조 남성그룹 엑소가 2집 ‘엑소더스’를 30일 발표했다. 지난해 미니앨범 ‘중독’ 이후 11개월만의 가요계 복귀다. 수록곡 10개는 예상대로 발표와 함께 주요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모두 장악했다. ‘으르렁’이 담긴 1집 ‘XOXO’(2013년)을 100만 장 넘게 판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의 귀환을 신작 타이틀 곡 ‘콜 미 베이비’를 중심으로 짚어봤다.

●추리와 인터랙티브를 도입한 티저, 새로운 스토리텔링

엑소는 2012년 데뷔 때부터 스토리텔링을 앞세운 콘셉트 아이돌 그룹이었다. 외계행성(엑소플래닛)에서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갖고 온 12명이라는 전제는 ‘멤버 전체가 반드시 하나여야 한다’는 전제를 팬들의 머릿속에 심어놓았다. H.O.T.나 동방신기의 전례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을까. 엑소의 인사 구호도 ‘위 아 원(우리는 하나)’이다. 하지만 ‘원’은 지난해 중국계 멤버 크리스와 루한이 이탈하면서 무너졌다.

귀환을 앞둔 엑소에겐 상처를 꿰맬 새 스토리가 필요했다. 지난해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MAMA)의 티저 영상부터 최근 멤버별로 스페인, 영국, 중국에서 촬영한 영상 ‘패스코드’까지 다양한 암호와 단서를 넣어 팬들이 수수께끼를 풀도록 했다. 소셜미디어도 활용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멤버 이탈은 아이돌 그룹에 있어 가장 큰 비극이다. 일련의 티저는 이런 비극을 역이용해 멤버들이 잊었던 능력을 다시 각성(覺性)한다는 서사를 부각시켰다”고 분석했다.

●‘콜 미 베이비’는 SM의 공력이 집결된 회심작

2집 타이틀 곡 ‘콜 미 베이비’는 이런 기획의 정점을 찍을 곡으로서 SM엔터테인먼트가 최근 몇 년 새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싱그룹장은 “지난해 3월 국내외 작사·작곡가가 모인 SM송라이팅캠프에서 얼개를 만든 뒤 1년 가까이 편곡, 가사, 멜로디를 여러 차례 다듬었다. 작사가 20~30명이 모이는 콘퍼런스만 해도 두 차례 열었고, 멤버들의 이미지와 티저 내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완성했다”고 말했다.

대중음악평론가들은 대체로 ‘콜 미 베이비’가 ‘으르렁’의 아성을 뛰어넘을 노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경준 평론가는 “안전 지향적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으르렁’처럼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곡을 내세우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기존의 엑소색깔을 명확히 드러내는 안정적 전략을 택한 것 같다”며 “수록 곡이 고른 완성도를 보이며, 분위기가 다채롭지만 너무 벌리지는 않아 사서 들을만한 앨범”이라고 호평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콜 미 베이비’가 새로운 분기점이자 SM 음악의 한 꼭지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윤하 평론가는 ‘콜 미 베이비’에 대해 “‘마마’부터 ‘중독’까지 엑소의 데뷔 이후 매력이 다 들어있으면서도 보컬 화음과 각개 보컬이 겹치고 치고 나오는 타이밍 등을 볼 때 신화, 동방신기의 분위기까지 아우른다”면서 “해외 작곡가의 힘으로 SM 곡을 만든 게 아니라 반대로 SM의 곡을 그들이 만든 듯하다. ‘SM 남성 아이돌그룹 완전판’의 느낌이 드는 노래”라고 호평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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