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최민수-박상원 20년만에 안방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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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KBS 월화드라마서 노회한 중년연기

MBC‘오만과 편견’의 최민수.
MBC‘오만과 편견’의 최민수.

KBS ‘힐러’의 박상원.
KBS ‘힐러’의 박상원.
‘모래시계’의 단짝 태수와 우석이 20년 만에 경쟁자로 재회했다.

1995년 모래시계에서 태수 역을 맡았던 최민수는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에, 우석 역의 박상원은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힐러’에 나온다. 힐러는 모래시계의 송지나 작가가 2012년 ‘신의’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복귀작이다.

두 사람이 맡은 역할은 흐른 세월만큼 과거와 간극이 크다. 태수는 광주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등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겪은 세대의 대표였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에서 최민수가 연기하는 문희만은 때론 불의와 야합하며 검찰총장을 꿈꾸는 야심가이다. 박상원이 연기한 우석은 정의의 편에 서려는 검사였지만, 힐러의 김문식은 권력과 야합하는 신문사 사장이다. 두 드라마의 줄거리는 태수와 우석 세대의 후일담으로 읽힌다. 문희만과 김문식 모두 한때 정의로운 사회를 꿈꿨던 청년이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때가 묻는다. 이들의 과오는 드라마의 20, 30대 주인공들을 괴롭히고, 이 주인공들은 노회한 중년들의 잘못을 바로잡으며 성장한다.

둘의 연기 변신 경쟁도 볼거리다. 박상원은 지적이고 부드러운 기존 이미지를 고수하면서도 속에는 칼을 감추고 음모를 꾸미는 캐릭터를 정교하게 연기한다. 최민수는 특유의 강한 이미지를 버리고 예능에서 종종 희화화됐던 독특한 말투와 행동을 연기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모래시계의 태수 캐릭터에 갇혀 있던 최민수가 그 틀을 완전히 벗고 다면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소화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상원에 대해서는 “모래시계에서는 맛이 덜 든 건강하기만 한 연기를 했지만, 지금은 악역을 맡아 더 정교하고 안정감 있는 연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모래시계#최민수#박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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