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규 “모델출신 연기자의 대표가 되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5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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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유민규. 사진제공|MBC
연기자 유민규. 사진제공|MBC
연예계 최신 트렌드로 ‘연하남 열풍’이 꼽힌다. 박서준 안재현 서강준 박민우 등을 잇는 또 한 명의 ‘연하남’이 등장했다. 누나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모델 출신으로 180cm가 훌쩍 넘는 훤칠한 키와 말끔한 외모 그리고 빼어난 패션센스. 중저음의 목소리는 금상첨화다. 거리에서 마주치면 힐끗 쳐다보게 만드는 그의 겉모습은 목소리 때문에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만든다. 신인 연기자 유민규(27)의 이야기다.

유민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잉여인간’ 상태로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유민규에는 연출을 공부하는 큰 누나와 설치 미술을 전공하는 작은 누나가 있다. 스무 살 때부터 혼자 살았던 유민규는 유학하는 누나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번갈아가며 함께 산다.

그런 누나들 몰래 모델 오디션에 신청서를 접수하고부터 지금의 유민규의 인생은 시작됐다.

“넌 몸과 얼굴만 보여주면 돼”라는 누나 말대로 오디션을 봤고, 합격했다. 유명 디자이너의 런웨이를 수없이 걸었다. 하지만 “졸업장은 있어야 사람 구실을 한다”며 대학 진학을 원했던 아버지와 의견이 엇갈리면서 모델을 시작하고 3년 동안 서로의 대화는 없었다.

“화목한 가정인데 불화의 시작은 나였다.(웃음) 실망감이 크셨던 것 같다. 서로 말 없이 몇 년을 지내면서 제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부모님을 쇼에 초대했다. 아버지가 보시고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다. 살면서 처음으로 인정받았다. 엄청 울었다.”

모델을 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다. 혼자서 극단을 찾아다니기도 했지만, 어디든 그렇듯 처음부터 실전을 알려주는 곳은 없다. 유민규도 바닥부터 시작했지만 정신적, 육체적 고됨으로 몸무게가 급격히 빠져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그때 유민규는 “일단 모델로 시작했으니 모델로 성공하자”라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2011년 케이블채널 tvN 오디션 프로그램 ‘꽃미남 캐스팅, 오! 보이’에 출연하고 우승까지 거머쥐면서 ‘닥치고 꽃미남밴드’에 캐스팅돼 연기자로 데뷔했다.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주군의 태양’ ‘처용’ 그리고 지난달 20일 종영한 ‘빛나는 로맨스’까지 큰 시련 없이 연기자로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빛나는 로맨스’는 첫 장편 드라마라 더욱 특별하다.

“처음에는 8개월이 언제 지나가나 했는데, 막상 끝나니 아쉽더라. 사실 중반에는 분량이 없어 설렁설렁하기도 했다. 참 안일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인데 내가 참 잘못된 태도를 보인 것 같아 지금도 나 자신이 싫다.”

처음으로 감정 변화가 큰 인물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선배들과 제작진의 도움으로 무사히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연출자 신현창 PD가 건넨 “이렇게 하면 좋은 연기자가 될 것 같다”는 칭찬은 침울했던 유민규 어깨의 짐을 덜어줬다.

그리고 연기에 대한 고민은 ‘빛나는 로맨스’를 끝내고 비로소 깨달았다. 연기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유민규의 목표는 ‘연기 잘 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리고 ‘모델 출신 배우하면 딱 떠오르는 사람’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는 고민하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몸으로 느꼈다. 연기를 임하는 자세나 현장에서 제 마인드가 변화하는 좋은 경험이 됐다.”

모델 경험이 실질적으로 연기에 도움이 되냐고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답한다.

“사진 찍을 때 도움이 된다. 30분 걸려 찍을 것 저는 5분에 끝나지 않을까.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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