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 바로 “지적장애인 연기 꼭 해야겠다” 고집부려 얻은 도전기회 뿌듯

“도전을 즐기는 남자”라고 자신을 설명한 바로. 인기그룹 B1A4로 무대에 설 때와 드라마에 출연하는 모습은 180도 다르다.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 ‘신의 선물’ 선택은 ‘신의 한 수’ 였다…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 화제의 바로

‘연기돌 전성시대’에 새로운 시선을 모은 비원에이포의 바로. 무대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가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지적장애인 역을 연기했다. 멋있게 보이는 것보다 연기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의외의 캐릭터였다. 무모해 보일 수 있는 도전이었지만 용기와 열정으로 한계를 극복했다는 호평을 받은 바로를 만났다.

‘응사’ 이어 또다시 맑고 착한 캐릭터
실제 성격은 장난 많이 치고 활동적
영화 ‘포레스트 검프’ 보며 감 잡아

“이래봬도 도전을 즐기는 남자”라고 했다. “이래봬도”라는 말을 강조한 건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처진 눈매, 초등학생에게나 어울릴 법한 ‘바가지 머리’. 바로의 트레이드마크다.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의 빙그레와 ‘신의 선물’의 영규까지, 연달아 한없이 맑고 착한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그는 자신의 실제 모습을 조금이라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말없이 조용하게 다닐 것 같지만,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고 활동량도 많은 편이다. 두 작품 속 캐릭터가 모두 실제 성격과 정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전작보다 ‘나아졌다’는 반응에 스스로도 놀랐다. 내가 ‘그렇게까지 했나 싶을 정도’로 의외였다.”

바로의 도전이 ‘기특한’ 것은 웬만한 아이돌 가수가 꺼린다는 지적장애인 연기를 “내가 해야 할 것 같다”고 고집까지 부리며 맡았기 때문이다. 소속사와 제작진조차 “(아이돌인데)괜찮겠니?”라고 말했지만, “왜 저는 안 되죠?”라고 되묻기까지 했다.

사진제공｜SBS

“처음 오디션을 볼 때는 다른 캐릭터였다. 소화하기도 힘들었고, 제 옷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고로 지능이 6세 수준에 멈춘 영규에 끌렸고, 꼭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배역이 결정된 뒤 막상 “혹시라도 지적장애인을 비하한다는 비난을 받을까 고민과 부담도 가졌지만” 자신이 아니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었다. 도전은 성공했다.

“처음 생각했던 대로 연기가 되지 않아 어려웠지만,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면서 감을 잡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고 해서 “좋은 결과와 성공이 뒤따라와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함께 ‘응사’에 출연했던 정우 형이 해준 말이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1분, 1초만 출연한다고 해도 오버하지 말라. 어떤 결과를 바라고 뭘 하려고도 하지 마라.’ 욕심을 부리면 잘 될 것도 안 된다. 이제 첫 발을 떼었을 뿐이다. 앞으로 더욱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