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무엇을 입든 빛나는 그녀, 전지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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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에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 신드롬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전지현(왼쪽)과 김수현. 한국의 패션 드라마 지평을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전지현(왼쪽)과 김수현. 한국의 패션 드라마 지평을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HB엔터테인먼트 제공
돌아온 전지현(33)은 ‘클래스’가 달랐다. 14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그는 일곱 살 연하의 김수현과 호흡을 맞췄다. 전지현이 맡은 톱스타 천송이와 400살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의 로맨스는 첫 방송부터 여성 시청자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지난달 27일 마지막 방송된 SBS ‘별에서 온 그대’는 2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쳤다.

전지현은 시청률뿐 아니라 협찬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별그대’ 시간대 광고는 대부분 ‘완판’ 됐으며 ‘별그대’에서 전지현이 드라마 한 회당 갈아입는 협찬 의상은 보통 미니시리즈 여주인공의 두 배인 15∼16벌에 달했다. 전지현이 입고 나온 옷과 구두, 가방, 액세서리는 물론이고 화장품과 향수, 심지어 양말까지 방송이 나간 직후 매출이 급증했다.

에르메스, 샤넬, 구찌, 프라다, 크리스찬디오르 등 고가의 순수 럭셔리뿐 아니라 가격 부담을 줄인 어포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도 함께 ‘전지현 특수’를 누린 점도 이례적이다.

‘천송이 프러포즈 반지’로 이름을 알리게 된 디디에 두보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인데 지난해 말 세운 매출목표 대비 올해 250%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천송이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지현 특수는 한국을 넘어 해외시장에까지 이어졌다. “눈 오는 날에는 치킨에 맥주”라는 천송이의 대사 덕에 중국에는 전에 없던 ‘치맥’ 문화가 생겼다. 중화권 지역에는 국내 못지않게 전지현 아이템이 유행 중이다. 경제전문지에서 “전지현이 상품 판매와 관광 수요, 관광 등에 미친 경제효과를 따지면 3000억 원이 넘는다”는 ‘전지현 경제효과’에 대한 분석기사까지 냈을 정도다.

이 정도면 가히 신드롬이라고 할 만하다. 드라마 공백기가 길었던 30대 유부녀 여배우의 이 같은 성과는 이례적이다. 전지현에게 어떤 특별함이 있기 때문일까.

“전지현처럼 청순함과 섹시함, 유니크함 같은 상반된 이미지를 모두 갖춘 여배우는 드물죠.”(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

전문가들은 전지현이 한국의 여배우들에게 흔치 않은 ‘대체할 수 없는’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지컨설턴트인 강진주 소장은 “일반적으로 한국 여배우들이 여성스러움이 강조된 데 반해 전지현은 건강미와 섹시함,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나이가 들면서 고급스러움과 우아함도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173cm의 큰 키에 뛰어난 몸매는 “뭘 입혀도,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아름답다”는 평을 받는다. 이는 많은 브랜드가 전지현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극 중 전지현이 신고 나온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 관계자는 “전지현이 가진 건강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많은 브랜드가 자신의 제품에 입히고 싶어 하는 이미지”라고 밝혔다.

전지현 열풍에는 연기 변신도 한몫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이후 줄곧 청순한 이미지의 배역만 고수하며 한때 ‘발 연기’ 논란과 ‘CF 스타’라는 비난을 들었던 그였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는 평가다. 영화 ‘도둑들’에서 줄 타는 여자 도둑 예니콜, ‘베를린’의 북한 공작원 아내 역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연기 변신을 꾸준히 해왔다. 여기에 ‘별그대’에서 귀여운 백치미의 천송이 역할을 맡아 망가지는 모습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완벽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데뷔 전부터 전지현에게 연기를 가르친 안혁모 IHQ 본부장은 “과거에 맡은 배역 중에는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이 많아서 배우로서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했지만 사실 전지현은 배우로서 필요한 감성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는 여배우”라며 “이제껏 전지현이 보여준 것은 60%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전지현 신드롬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때로 결혼은 여배우에게 위협 요소로 꼽히지만 전지현은 오히려 반대다. 그는 결혼 후 기존의 광고에 더해 냉장고와 주방용품, 식품 등 주부 관련 제품의 광고모델이 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광고전문가들은 전지현이 10대와 20대 여성에게는 ‘닮고 싶은 선배 언니’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동년배의 30대 이상 여성들에게는 ‘일과 가정을 멋지게 양립하는 미시족’으로서 어필한다고 해석한다. 스타일리스트인 정윤기 인트렌드 대표는 “명품 업체를 포함한 많은 패션업체가 선호하는 배우 중엔 전지현을 비롯한 30, 40대가 많다”면서 “전지현 신드롬은 이 나이대 여성 소비자들의 파워를 증명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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