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지드래곤, 아이돌을 넘어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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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낸 2집 ‘쿠데타’ 파트1, 음악전문가들 평가와 조언

“귀엽다” “멋지다” “천재적이다”…. 지드래곤에 대한 젊은 팬들의 열광은 단지 그의 눈만 노출된 이미지에 대해서도 유효한가. 그렇다면 그건 눈매 때문인가, 화장 때문인가, 패션 때문인가, 코맹맹이 목소리 때문인가, 아니면 그의 음악 때문인가.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귀엽다” “멋지다” “천재적이다”…. 지드래곤에 대한 젊은 팬들의 열광은 단지 그의 눈만 노출된 이미지에 대해서도 유효한가. 그렇다면 그건 눈매 때문인가, 화장 때문인가, 패션 때문인가, 코맹맹이 목소리 때문인가, 아니면 그의 음악 때문인가. YG엔터테인먼트 제공
《 지드래곤(본명 권지용·25)은 좀 다르다. 꼭 그의 스모키 화장으로 더 강조된 반항적인 눈매, 한껏 추켜올린 머리, 과감한 패션에 기대지 않더라도 지드래곤을 수백, 수천 명의 한국 아이돌 그룹 멤버 가운데서 구별해내는 일은 쉽다. 지드래곤은 몇 안 되는 아이돌 그룹 소속 싱어송라이터 가운데 가장 독특한 음악을 들려줘왔기 때문이다.》

그가 빅뱅에서 만든 음악적 경력은 잠시 접어두자. 2009년 낸 솔로 1집 ‘하트브레이커’는 표절 논란을 일으키긴 했지만 힙합, 전자음악, 록 같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면서 그 위에 특이하지만 입에 맴도는 대중적 멜로디와 랩을 얹었다. 빅뱅에서는 숨겨둔 지드래곤의 색깔을 펼쳐 놨다. 지난해 낸 미니앨범 수록 곡 ‘원 오브 어 카인드’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랩&힙합 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김봉현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드래곤은 질 좋은 사운드와 기교 좋은 랩을 통해 국내 힙합 음악계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들까지 보여줬다”고 했다. 지드래곤의 튼튼한 벽 뒤에는 그와 공동으로 작곡하거나 편곡하고 음악적 소재를 제공하면서 음향의 균형을 재며 블록을 쌓아온 테디, 쿠시, 초이스37 같은 막강한 YG 프로듀서들도 있었다.

2일 새로 낸 2집 ‘쿠데타’ 파트1(5곡 수록)에서 지드래곤은 호평을 받았던 지난해 미니앨범의 색깔을 연장시켰다. ‘쿠데타’의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국적도 기후대도 알 수 없는 가상공간에서 흰자위를 짐승처럼 희번덕거리며 그 대상도 목적도 알 수 없는 혁명가가 된다. 데뷔 때의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이정현처럼 도발적이지만 어차피 지드래곤은 그 사이 어딘가에 혼자 서 있다. 이 맥락 없고 느낌 있는 짧은 필름의 사운드트랙으로 ‘쿠데타’는 들었을 때보다 더 적절히 기능한다. 이번 앨범에도 테디, 쿠시, 초이스37이 공동 작곡자와 편곡자로 참여했다. 미국의 유명 프로듀서 디플로와 바우어, 래퍼 미시 엘리엇도 거들었다.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2집 파트1과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인 ‘블랙’과 ‘니가 뭔데’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지만 지드래곤에게 기대했던 건 이보다 더 크다”고 입을 모았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블랙’에 대해 “지드래곤의 정체성과 지향, 능력에는 못 미치는 평이한 곡”이라고 했다. 반면에 김윤하 평론가는 두 곡에 대해 “할 만큼 했다고 본다”면서 “적어도 대중적 지지도(를 끌어내는 것)에서는 테디나 쿠시 같은 YG의 ‘조강지처’ 프로듀서만 한 것이 없다는 진리가 유지될 듯하다”고 했다.

서정민갑 평론가는 “당대의 트렌드를 잘 캐치해내고 다양한 음악 장르에 대한 관심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면서도 그것들을 어설프지 않게 안정된 퀄리티로 표현해내는 것이 지드래곤의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아이돌 중에서는 독보적인 음악적 경력을 쌓고 있지만 아직 많은 작품을 내지 않은 상황이어서 음악세계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덧붙였다.

지드래곤은 5일 2집 파트2(7곡 수록)를 추가로 온라인에서 발매한다. 13일에는 파트1의 타이틀곡 ‘블랙’의 다른 버전과 한 곡의 신곡이 더 담긴 온전한 정규 앨범을 온·오프라인에 내놓는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지드레곤#아이돌#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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