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 보는데 왜 진지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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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4일 07시 00분


출연자들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일명 ‘심플한’ 예능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위부터). 사진제공|MBC·KBS
출연자들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일명 ‘심플한’ 예능프로그램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위부터). 사진제공|MBC·KBS
■ 예능도 심플이 대세

억지 감동·폭로 코드에 지친 시청자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예능 프로 인기

‘진짜 사나이’‘우리동네 예체능’ 각광
‘아빠! 어디가?’ PD “담백한 재미 추구”

세상도 복잡한데 예능프로그램까지 머리를 쓰며 봐야 한다면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깊게 생각할 필요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시청자가 환호한다. 각 방송사가 자랑하는 MBC ‘일밤’의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 각광받는 이유다.

한동안 예능프로그램은 토크쇼가 대세를 이뤘다. 오랜만에 컴백하는, 혹은 물의를 일으키고 활동을 재개하는 연예인들이 출연해 자신의 속내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그들의 해명과 고백은 시청자에게 ‘짠’한 감동을 안겨 주기도 했다. 아니면 사생활에 얽힌 ‘비밀’을 ‘폭로’하며 통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고해성사’식의 포맷은 식상함을 느끼게 했다. 보고나면 오히려 마음이 무겁고 불편하게 하는 경우도 많았다.

최근의 추세는 변했다.

일요일 저녁을 책임지고 있는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적수가 없다. 인기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시청률의 측면에서 동시간대 정상을 차지한 지 오래. 두 프로그램은 ‘리얼함’을 넘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PD가 밝힌 “자극적인 것에 지쳐있을 시청자에게 MSG를 첨가하지 않은 담백한 재미를 전하고 싶다”는 의도가 통한 셈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연예인과 시청자가 스포츠 종목을 정해 대결을 펼치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재미만 좇는 것이 아닌 스포츠 경기를 통해 드러내는 승부욕과 진한 팀워크가 마치 ‘국가대항전’을 연상케하며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세 프로그램 모두 토크쇼처럼 특정한 흐름을 담은 대본이 없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재미로 다가온다. 일부러 머리를 짜내 만들어내지 않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웃음이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하는 시청자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사로잡았다.

한 예능프로그램의 관계자는 “일부 ‘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시각도 있겠지만 들여다 볼 때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 같은 프로그램이 지금은 대세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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