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아놀드 슈왈제네거 방한, 처음과 끝은 “I’ll Be Back”

  • Array
  • 입력 2013년 2월 20일 14시 11분


코멘트
“I’ll Be Back”(다시 돌아오겠다)을 외쳤던 그가 정말 돌아왔다.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첫 진출작인 ‘라스트 스탠드(The Last Stand)’의 주연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66)의 기자회견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수많은 취재진이 배우 슈왈제네거와 김지운 감독을 취재하기 위해 장사진을 쳤다.

슈왈제네거를 향한 플래시 세례는 사진기자들 뿐 아니라 취재기자들까지 이어졌다. 취재진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그의 사진을 연신 찍어댔다. 이에 슈왈제네거는 여유롭게 포즈를 취하며 사진취재에 응했다.

그의 방한 첫 소감은 “I’ll Be Back”이었다. 슈왈제네거는 “매번 방한을 할 때마다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이번에도 그 약속을 지켜 무척 기쁘다”고 인사를 했다.

슈왈제네거는 ‘라스트 스탠드’에서 전직 LA 경찰 마약 전담반 출신이자 시골마을 섬머튼 보안관 레이 오웬슨 역을 맡아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10년 만에 액션 영화의 주연으로 활약해야 한다는 부담감에도 강도 높은 정신력, 육체적 훈련은 물론 와이어 액션까지 직접 연기하는 등 66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당당하게 배우로서 컴백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에서 배우로 돌아오자 수많은 제작진에서 시나리오를 보냈고 그는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선택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배우라도 작품을 고를 때, 전 세계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다. ‘라스트 스탠드’가 그런 영화였다. 한때 영웅이라 칭송받던 사람이 나약해졌다가 다시 영웅이 되는 이야기인데 내 나이에 걸맞은 인물이라 생각해서 선택했다.”

이어 그는 “김지운 감독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 ‘착한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봤는데 뛰어난 연출력과 재밌는 이야기에 반했다. 처음에는 의사소통이 잘 될까 걱정했지만 몇 번의 만남을 통해 굉장히 잘 통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은 “세계적인 아이콘과 일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며 “내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었지만 슈왈제네거에게는 10년 만의 복귀작이기도 했다. 내가 그 부담감까지 안아야 하는지 생각했다. 하지만 그와 오랜 기간 이야기를 했고 그의 지지와 용기로 촬영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왈제네거는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 영화 산업의 독특함과 가능성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 전날 경기도 화성에 있는 영화 세트장을 방문해 한국 영화 기술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 산업은 굉장히 역동적이었다. 미국 세트에서도 보지 못한 기술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국 영화 산업이 얼마나 앞서가고 있는지 알게 됐다.”

또한 그는 김지운 감독과 같은 할리우드에 진출하고자 하는 미래의 영화인들에게 조언을 하기도 했다.

“할리우드는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비전과 재능 있는 감독을 원한다. 김지운 감독은 그런 감독이기에 발견됐다고 생각한다.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도 마찬가지이다. 영화는 세계적인 산업이기에 출신지는 중요하지 않다. 재능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슈왈제네거는 “수백만 명이 할리우드로 와서 감독, 제작자, 배우로 성공하기 원하지만 극소수만이 성공한다”며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실패할 각오를 해야 한다. 처음부터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사람이 성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슈왈제네거는 올해로 66세. 영화 ‘라스트 스탠드’의 대사인 “I’m old”(나 이제 늙었다)라고 말할 만큼 몸의 나이는 젊지 않지만 마음의 나이만큼은 20대 청년들보다 더 젊었다.

그는 “하루의 시작은 운동이다. 매일 피트니스 센터에 가 운동을 하고 아침식사를 한 후 촬영장으로 간다”며 “그래야 지붕에서 떨어져 총을 쏠 수 있는 액션 연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아직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에 나오는 ‘올드(Old)’란 대사는 ‘영웅의 귀환’을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건강하고 영화에서 요구하는 어떠한 액션 연기도 가능하다”

이런 뜨거운 열정으로 촬영에 임한 아놀드 슈왈제네거에게 김지운 감독은 가슴 뭉클한 감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김지운 감독은 “‘터미네이터’, ‘트루라이즈’ 등 그의 영화를 보며 영화인이 되길 꿈꿨고 그와 함께 내 꿈을 이뤘다. 영화는 이처럼 누군가에게 꿈을 주고 또 누군가는 그 꿈을 받는 마술과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라스트 스탠드’도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다시 한번 아놀드 슈왈제네거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듣고 있던 슈왈제네거도 “김지운 감독은 나의 내면을 끄집어내어 연기하게 할 수 있게 해줬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사람이다. ‘라스트 스탠도’로 복귀할 수 있어 좋았고 김지운 감독의 다음 작품들도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1시간이라는 짧은 만남 속에도 슈왈제네거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드러냈다. 그는 “평소에도 ‘한국’의 팬이었다. 한국과 관련된 일은 무조건 환영이다. 주지사 시절 무역을 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했는데 이번에 한국 감독님 작품에 나오는 배우로서 일하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곧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취임을 하게 되며 정권교체를 하게 된다.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놀드 슈왈제네거다운 인사로 만남을 정리했다.

“I’ll Be Back!”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제공|앤드크레딧

※오·감·만·족 O₂플러스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플러스!(news.donga.com/O2) 스마트폰 앱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