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굴당 그 빵집, 실제일까? 세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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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6일 07시 00분


‘그 곳에 가면 나도 드라마 주인공?’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을 찾는 시청자들의 발걸음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촬영지 명소 순례’ 열풍 조짐이 일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넝굴째 굴러온 당신’의 주요 촬영지인 장수단팥빵 세트와 블랙스미스, ‘추적자’에 등장한 커피전문점 카페 드롭탑 (맨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KBS·SBS·로고스필름
‘그 곳에 가면 나도 드라마 주인공?’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을 찾는 시청자들의 발걸음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촬영지 명소 순례’ 열풍 조짐이 일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넝굴째 굴러온 당신’의 주요 촬영지인 장수단팥빵 세트와 블랙스미스, ‘추적자’에 등장한 커피전문점 카페 드롭탑 (맨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제공|KBS·SBS·로고스필름
■ 드라마촬영지 ‘핫 플레이스’로 뜬다

‘넝굴당’ 장수단팥빵집 세트장 북적
빵사러 온 팬에 사과 멘트 해프닝도

천재용·방이숙 사랑 키운 레스토랑
“촬영 후 한달 수입 3배나 올랐어요”

‘추적자’ ‘유령’ 촬영 카페도 인기


“장수단팥빵에 팥빵 사러 오시는 분들, 죄송합니다!”

연기자 김남주가 최근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굴당) 시청자들에게 뜬금없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김남주의 사과는 ‘넝굴당’의 인기와 연관이 있다. 극중 시부모인 방장수(장용), 엄청애(윤여정) 부부가 운영하는 빵집인 장수단팥빵이 자주 등장하면서 실제 빵 맛을 보고 싶어 찾는 시청자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빵 맛은 보지 못하고 입맛만 다시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 주인공인 김남주가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처럼 인기 드라마에 등장하는 촬영지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장수단팥빵은 실제로 존재하는 빵집이 아닌 촬영을 위해 제작진이 만들어 놓은 세트.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 배밭어린이공원 앞에 있는 이 건물 내부에는 단팥빵이 전시되어 있지만 모두 모형이다.

김남주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고 실제 빵집인 줄 알고 많이들 오셨는데 요즘엔 명소가 돼 아쉬움을 인증 사진으로 대신하고 돌아간다”면서 “자주 오시는 분들은 카메라 워킹까지 다 알고 한 신이 끝나면 알아서 위치까지 바꿔 주신다”고 장수단팥빵이 ‘넝굴당’의 촬영 명소임을 자랑했다.

‘넝굴당’에 등장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는 천재용(이희준)과 방이숙(조윤희)의 사랑이 싹트는 장소로 매회 등장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촬영장소로 제공하고 있는 서울 신천점의 경우 한 달 수입이 약 3배 가량 증가했다. 촬영 전만 해도 웨이팅 시간 없이 식사가 가능했는데 요즘에는 20∼30분 기다려야 하는 건 기본이다”고 설명했다.

촬영은 일주일에 이틀 정도 영업시간을 피해 진행된다. 촬영일엔 이희준과 조윤희 등을 보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심지어 대구, 대전 등 지방에서 찾아오는 시청자도 부쩍 늘었다.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등장하는 디저트 카페 망고 식스는 극중 ‘꽃중년 F4’(장동건, 김수로, 이종혁, 김민종)가 마신 음료 ‘망고 코코넛’의 주문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 CHASER’와 수목드라마 ‘유령’을 제작지원 중인 카페 드롭탑 역시 PPL(간접광고) 효과로 매장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

● 멀어도 좋다, 스타 흔적을 느낄 수만 있다면

드라마 속 주인공을 찾아 직접 지방 촬영장을 찾는 적극적인 시청자들도 많아졌다.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리조트는 최근 종영한 KBS 2TV ‘사랑비’로 해외 방문객이 두 배 이상 늘었다. 곤지암리조트는 특히 해외 팬들의 발길이 잦다. 주연배우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의 한류 인기에 힘입은 바 크다. 해외 팬들은 두 사람이 함께 걸었던 길과 수목원 등을 찾아 드라마 속 장면들을 회상하고 있다.

현재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과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촬영이 진행 중인 경남 합천 영상테마파크 역시 촬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드라마 ‘에덴의 동쪽’ ‘선덕여왕’ ‘바람의 화원’ ‘주몽’과 영화 ‘전우치’ ‘포화 속으로’ 등 여러 작품의 세트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일제시대(각시탈)와 근현대(빛과 그림자)로 나뉜 세트에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합천 영상테마파크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특히 한류스타의 출연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며 “‘에덴의 동쪽’ 촬영 때는 송승헌을 보기 위해 온 팬들이 많았고, 현재는 ‘빛과 그림자’의 안재욱 팬들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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