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담 “김병만·이수근 형은 빛…난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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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6일 07시 00분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주인공 안재욱의 오른팔 양동철 역으로 감초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개그맨 류담. 자신을 꼭 닮은 캐리커처 마스크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MBC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주인공 안재욱의 오른팔 양동철 역으로 감초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개그맨 류담. 자신을 꼭 닮은 캐리커처 마스크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MBC
■ 개그도 연기도 ‘명품 조연’…MBC월화극 ‘빛과 그림자’ 류담

개그보조 10년차…감초 연기까지
“주인공 빛나게 하는 게 내 주특기”

‘개그나 하지’ 댓글에 상처 받기도
“힘들 때 안재욱 형의 격려 큰 힘
좋은 아이디어 생기면 개콘 컴백”


그는 주인공도, 그렇다고 강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넘버 2’도 아니다. 그저 우직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이제 데뷔 13년차, 사람들은 개그맨 류담(33)의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했다. “주인공 한 명을 빛나게 하는 건 다른 누구보다 자신 있어요. 그걸 10년이나 했으니까요.”

류담은 KBS 2TV ‘개그 콘서트’의 ‘고음불가’, ‘달인’에서 각각 이수근, 김병만과 호흡을 맞추며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이때까지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저 ‘이수근 옆에 있는 친구’, ‘김병만 옆에 있는 친구’. 이것이 류담을 부르는 사람들의 호칭이었다.

“사실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인기 코너에 출연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름을 모르니까요. 그만 둘 생각을 50번 정도는 했어요. 그런데 참다 참다 보니 10년이 넘었네요.”(웃음)

‘김병만 옆에 있는 친구’로 불리던 그는 4년간 ‘달인’에 출연한 끝에 마침내 류담이란 자신의 이름을 기억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름을 되찾은 비결은 단순했다. 바로 튀지 않는 것.

“‘달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저와 (노)우진이가 보조를 잘 해줘야 했어요. 4년 동안 한 번도 그 선을 넘은 적이 없어요. 그렇게 한 가지 역만 하다보니 제 이름을 불러 주시더라고요. 저 친구 류담 아니냐고.”

이렇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009년 MBC 드라마 ‘선덕여왕’을 시작으로 연기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지금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주인공 강기태(안재욱)의 오른팔 양동철을 연기하고 있다.

● “개그나 하지” 댓글에 받은 상처, 안재욱 격려로 극복

개그맨 출신이기 때문일까. 류담은 드라마에서 코믹 캐릭터 전문이다. ‘선덕여왕’에서는 이문식과 ‘죽방고도 콤비’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고, ‘빛과 그림자’ 에서도 무거울 수 있는 드라마에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유일한 코믹 캐릭터로 활약 하고 있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단순히 개그맨이라서 출연 기회를 준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섭섭하지는 않아요. 시청자들이 저로 인해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저는 개그맨이니까요.”

류담은 매주 ‘빛과 그림자’의 방송이 끝나면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통해 항상 시청자 반응을 체크한다. 얼마전 그는 한 누리꾼이 쓴 ‘개그맨이 개그나 하지 왜 연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글을 보고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런 그에게 힘을 준 것은 ‘빛과 그림자’의 주인공 안재욱.

“사실 개그맨이어서 같은 연기를 해도 ‘오버한다’라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재욱이 형은 그런 걸 옆에서 잘 잡아 줘요. 진짜 재욱이형 덕분에 연기합니다.”

드라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지만 KBS 18기 공채 개그맨인 류담의 고향은 역시 ‘개그 콘서트’다. 그를 언제쯤 ‘개그 콘서트’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지금은 연기를 하지만 저는 천상 개그맨이에요.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씩 꼭 ‘개그 콘서트’ 회의에 참석해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언제든 돌아 갈 겁니다.”(웃음)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트위터 @stella_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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