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다시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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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5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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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주년 축하해 주세요!’ 김창완 밴드가 25일 오후 CJ아지트에서 열린 산울림 35주년 기념 새 앨범 ‘분홍굴착기’ 발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35주년 축하해 주세요!’ 김창완 밴드가 25일 오후 CJ아지트에서 열린 산울림 35주년 기념 새 앨범 ‘분홍굴착기’ 발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창완 “산울림은 극복 대상이자 계승 대상”
김창완밴드, 재해석곡 등 담긴 새 앨범 발표


“이전 앨범까지만 해도 산울림은 벗어나고 싶은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계승의 대상이다. 산울림의 새로운 해석으로 한국 록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다.”

왕성한 음악활동으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김창완이 새 앨범과 함께 돌아왔다. 김창완은 산울림 음악들을 재해석한 앨범 ‘분홍굴착기’를 발표했다.

그는 25일 서울 신정동의 소극장 CJ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새 음반 발표 소감을 이런 포부로 대신했다.

김창완은 1977년 산울림을 결성해 많은 히트곡과 꾸준한 활동으로 한국의 대중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하지만 그는 산울림을 재해석한 앨범으로 다시 “한국 록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분홍굴착기’에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꿈이야 생각하며 잊어줘’ ‘지구가 왜 돌까’ 등 산울림의 옛 노래들이 김창완밴드식 사운드로 담겨 있다. ‘금지곡’이란 신곡이 1곡 포함됐다.

김창완은 2008년 1월 산울림의 멤버였던 막내동생 김창익이 세상을 떠나자, “이제 산울림은 여기서 멈춘다”고 선언하고 김창완밴드를 결성했다.

2011년까지 1장의 앨범과 2장의 EP를 발표한 김창완밴드는 산울림의 음악적 감각을 재현하고 정통성을 계승하면서, 사이키델릭, 펑크 등 다양한 음악 장르를 넘나들었다.

김창완은 “김창완밴드를 결성하고 처음엔 산울림에서 벗어나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고 그동안의 음악적 갈등을 처음 토로했다.

“3장의 음반을 낼 때마다 ‘어떻게 산울림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까’ 생각하며 여러 시도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 작업하면서 산울림은 극복하거나 넘어설 수 없는 경지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좌절감도 들었지만, 산울림 음악을 통해 산울림을 넘어 새로운 록의 지평을 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는 이번 음반에 대해 “이번 앨범은 산울림 음악을 새롭게 정리한 후 새로운 김창완밴드의 음악을 만드는 디딤돌로 삼는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분홍굴착기’는 소극장에서 김창완밴드 5명이 함께 12시간에 걸쳐 앨범 수록곡 12곡을 한 번에 연주하고 녹음하는 이른바 ‘원테이크’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국와 영국에서는 이런 방식의 녹음이 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별 악기를 따로 연주하고 노래도 따로 녹음해 합성시켜 곡을 완성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미국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클래식음반 부문 최고기술상을 수상한 레코딩 엔지니어 황병준이 녹음부터 마스터링까지 녹음전반에 참여했다.

김창완은 “어떤 기계적 기술의 도움 없이 우리의 자연스러운 음악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렇게 녹음했다. 연주를 하면서의 긴장감이나 신선함, 설렘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런 설렘을 담고 싶어서 원테이크 방식으로 녹음했다. 작은 실수나 완성도의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게 바로 독창성이고 신선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반의 유일한 신곡 ‘금지곡’은 김창완이 젊은 세대들에게 던지는 위로의 메시지다. 읊조리는 듯한 김창완의 보컬과 거친 록 사운드가 어울린 ‘금지곡’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김창완밴드는 5월 18~19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주, 춘천, 하남, 포천, 여수 등 전국을 돌며 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7월에는 음악축제인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초청돼 무대에 오른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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