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해를 품은 달…아직 못 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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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7시 00분


방송가의 회의적인 반응과 캐스팅 난항 등으로 제작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를 넘기며 김수현과 한가인의 키스신 만큼이나 달콤한 결실을 거뒀다. 사진제공|MBC
방송가의 회의적인 반응과 캐스팅 난항 등으로 제작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를 넘기며 김수현과 한가인의 키스신 만큼이나 달콤한 결실을 거뒀다. 사진제공|MBC
간식당번 김수현·정일우
‘한 턱’의 여왕 한가인
디테일 대마왕 김도훈 PD
…이들이 있었기에 참 행복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안방극장서 훤과 연우를 만나 볼 수 없게 됐다.

시청률 40%를 넘으며 큰 인기를 모았던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 연기자들이 펼친 열연만큼이나 드라마에는 그동안 시청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이야기들이 많다.

‘해품달’의 마지막을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이제는 말할 수 있는 ‘해품달’의 비화를 공개한다.
● 연기자들…“김도훈 PD 때문에 못 잤어요!”

연일 밤샘촬영이었다는 ‘해품달’의 주역 김수현, 한가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얼마일까. ‘해품달’ 제작진은 “아마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 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제대로 누워서 자는 편안한 것도 아닌 이동 차량에서 자는 ‘쪽잠’이 대부분이다.

주인공이 아니라고 더 편한 것도 아니다. 양명군 역의 정일우도 현장에서 함께 한 소속사 판타지오 관계자에 따르면 하루 평균 1∼2시간 정도 수면이 전부. 그나마 잠을 못 잔 날도 있었다고.

정일우는 무려 40시간 동안 세수를 못해 얼굴에 뾰루지가 생기기도 했다. 중전 역의 김민서도 “많으면 3시간 정도 잤다. 하루 종일 세수를 못 한 적도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시청률 40%의 결실을 얻는 과정은 고달팠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여러 연기자와 스태프들은 수면부족의 가장 큰 이유로 김도훈 PD의 악명 높은 ‘꼼꼼함’을 꼽았다. 한 연기자는 “버리는 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꼼꼼히 찍어 너무 힘들었다”며 “고생스러웠지만 나중에는 ‘잘되는 이유가 다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 ‘해품달’ 실내 세트장은 물바다?

‘해품달’의 경기도 이천 실내 세트장에 가면 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 현장에 물이 샌 것이 아니라 건조한 세트장에 습기를 제공하기 위해 일부러 뿌린 것. 감기 등으로 고생한 연기자들에게 ‘물바다 세트장’은 천연 가습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물바다 세트장’은 현장 스태프들에게 고역였다. 특히 조명 등의 전기 장비를 옮길 때 매번 신경을 곤두세웠다.
● ‘한 턱’ 가장 많이 낸 연기자는 누구?

‘고기 회식 두 번, 야식 포장마차까지 부른 연기자가 있다. 바로 한가인. 김도훈 PD는 “한가인이 굵직하게 밥을 산 적이 많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현장의 도시락과 간식 담당은 극 중 형제로 등장한 김수현과 정일우 담당. 촬영 오디오를 담당했던 한 스태프는 “밥차에 질릴 무렵 연기자들이 제공한 ‘특식’은 가뭄의 단비였다”고 회상했다.

민상궁 역을 맡은 김민경도 ‘한 턱’을 가장 많이 낸 연기자 중 한 명이다. 민화공주를 연기한 남보라는 “염(송재희)과 제가 아들·딸 같다며 밥을 많이 사주셨어요. 스태프들도 꼼꼼히 챙기셔서 항상 고마웠어요”라고 말했다.
● PD는 급한데… 연기자들은 ‘순댓국·돈가스 외도’?

24시간 촬영이 계속되다 보니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먹을거리였다. 그래서 촬영장에는 항상 ‘밥차’가 따라다녔다. 김도훈 PD는 “급하기 때문에 빨리빨리 먹는 게 최고”라며 10분 만에 식사를 해결했다.

하지만 연출자의 급한 마음과 달리 연기자·스태프들이 따로 챙겨 먹는 게 있었으니 바로 순댓국과 돈가스. ‘해품달’에 출연한 한 연기자의 매니저는 “이천에서는 순댓국, 양주에서는 돈가스를 자주 먹었다”고 귀띔했다. 촬영을 끝낸 연기자·스태프들이 ‘몰래’ 외식을 하기도 했을 만큼 순댓국과 돈가스의 맛이 일품이었다.
● 네비게이션에도 없는 ‘해품달’ 촬영장

‘해품달’의 경기도 이천 실내 세트장 위치는 자동차 네비게이션에 없다. 최근 진행한 도로 공사로 길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지 택시 운전기사들에게 길을 물어봐도 ‘모른다’는 대답이 듣기 일쑤다.

‘해품달’ 스태프들과 촬영장비의 이동을 책임진 한 운전기사는 “처음에 네비게이션만 믿다가 경기도 양주에서 이천으로 이동 하던 중 길을 잃어 촬영 시간에 늦을 뻔 했다”며 “스태프들은 지쳐서 모두 자고 있고 밤중이라 아찔했다. 그나마 일찍 출발한 덕분에 화(?)를 면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권재준 기자 stella@donga.com 트위터 @stella_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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