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빈’ 구설수 “올드 女앵커 퇴출은 방송사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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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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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서 TV 출연자의 나이와 외모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미스터 빈’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 코미디언 로언 앳킨슨(55·사진)이 그 당사자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앳킨슨은 지난달 BBC의 농촌 관련 보도 프로그램인 ‘컨트리파일’의 여성 앵커 미리엄 오라일리(54) 해고 건과 관련해 “방송사에서 나이 든 출연자를 하차시키는 일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2009년 BBC가 오라일리를 포함한 여성 출연자 4명을 해고하자 오라일리 등은 나이와 외모에 따른 차별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법원은 지난해 BBC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고액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려 사건은 일단락됐다. 마크 톰프슨 BBC 사장은 올해 1월 BBC에 나이 든 여성 진행자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판결이 공영 방송인 BBC에 중요한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이렇게 잠잠해졌던 논란이 최근 앳킨슨의 발언으로 재점화된 것. 그는 BBC ‘라디오4’에 보낸 편지에서 “오라일리 사건은 창조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다. 표현의 자유란 누군가를 어떤 이유로든 넣거나 뺄 자유다. 창조 산업이 반(反)차별법의 적용을 받는 것은 부적합하므로 오라일리가 사용한 법적 수단은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앳킨슨은 코믹한 이미지와 달리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엘리트 연예인이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주변에서는 ‘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미셸 스태니스트리트 영국기자노조 사무국장은 “코미디 같은 견해”라고 그를 비난했다. 오라일리 역시 “TV는 사회를 구성하고 인식하는 데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므로 창조적 잣대만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앳킨슨은 논란이 확산되자 가디언에 편지를 보내 “반차별법이 갖고 있는 경악할 만한 권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일 뿐 BBC를 옹호한 게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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