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커버스토리]‘댄싱퀸’ 엄정화 “정려원이 올케? 대환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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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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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정화, 화려한 이면에 푸근한 ‘누나 본능’● “갑상선암 이야기, 되도록 쓰지 말아주세요”● 정재형·이효리 인맥 총동원 20주년 콘서트 하고파

“너는 오렌지 족처럼 생겼는데, 눈은 되게 착하다.”

유하 감독은 이런 이유로 한 무명 연예인을 자신의 영화에 캐스팅했다. 바로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로 연기를 시작한 엄정화(43)다.

그 이후 엄정화는 가수 겸 배우로, 그것도 톱스타로 인생의 절반을 살아 왔다. 그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원조 ‘군통령’이었고,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상을 제시한 ‘신여성’이기도 했다.

반면 자연인 엄정화는 친근했다. 많은 동료들이 ‘정말 착하다’고 입을 모으고, 서슴없이 신붓감으로 꼽는 다정한 언니였다.

엄정화가 연기하는 영화 ‘댄싱퀸’(감독 이석훈, 18일 개봉)속 정화도 마찬가지다. ‘댄싱퀸’은 생활에 찌들어 살던 정화가 우연히 댄스가수가 될 기회를 얻게 되지만, 남편 정민(황정민)이 얼결에 서울시장후보가 되면서 이중생활을 하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다.

‘댄싱퀸’ 정화는 나이트클럽을 빈번히 드나드는 “날라리처럼 생긴 가시나”지만 그저 춤을 좋아하는 여대생이었고, 여전히 가수를 꿈꾸지만 벌이가 변변치 못한 남편 정민(황정민)을 위해 에어로빅 강사로 뒷바라지를 하는 헌신적인 아내이기도 했다.

주어진 조건은 다르지만, 상반된 매력을 가진 정화의 매력은 엄정화와 꽤 닮아 있다. 그래서인지 우아한 ‘사모님 룩’과 섹시한 댄스가수 의상을 번갈아 입으며 고군분투하는 정화 아줌마에게 묘하게 정이 간다. 막상 엄정화는 “영화 속 정화와 실제 나는 놓여 있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손을 내저었지만 말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것 같다고 하자 “예, 감수성 좋아해요!”

- 남편 정민 역의 황정민과 영화 ‘오감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 화제가 됐는데, 분량 상으로는 소속 그룹인 ‘댄싱 퀸즈’와 함께 하는 장면이 꽤 많습니다.
“그러게요. 아쉬웠어요. 하지만 ‘댄싱 퀸즈’와 호흡이 참 잘 맞았어요. 특히 오나라 씨가 선후배 사이에서 리더십을 잘 발휘해줘서 좋았어요. 뮤지컬계의 톱스타들이라 춤과 노래도 워낙 뛰어나고요. 다들 잘 따라줘서 참 고마웠고요. 저도 신나게 찍은 영화에요. 관객 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시고, 감동도 안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지난 주 KBS 2TV ‘승승장구’에 출연해 화제가 됐습니다. 동생 엄태웅이 선물로 사준 무스탕 점퍼를 자랑하며 행복해하고, 힘들었던 기억을 꺼내며 잠깐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눈물도 웃음도 참 많은 사람이구나! 싶었는데, 감수성이 풍부한 편인가요?

“예. (KBS 2TV ‘개그콘서트’의) ‘감수성’ 좋아해요. (웃음) 연기할 때 눈물 신은 여전히 어려워요. 근데 감정에 동요되는 편이에요. (‘승승장구’ 때) 진짜 참았어요. 태웅이 말대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드리고 싶었는데 말이죠. (최진실) 언니 이야기할 때 많이 참았어요.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어려운 일이긴 한데 말이죠. 서로 응원해주는 게 답인 것 같아요.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이요? (정)재형이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죠.”

▶ 여자 엄정화, 누나 엄정화, 배우 엄정화

엄정화는 지난해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암이지만, 쉽게 피로를 느끼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 최근 영화 홍보를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부담은 되지 않나요?

“예전 보다는 조금 힘들어요. 하지만 영화 찍으면서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많이 해서 건강에 도움이 됐어요. (잠시 생각하더니) 갑상선암 이야기는 빼주시면 안 될까요. 제목으로 안 쓴다든지…. 기사화 되는 게 싫어서 (수술 당시) 말 안 했는데, 이번에 기사가 너무 많이 나갔어요.”

볼멘소리를 하는 엄정화가 귀여워 보였다. 동시에 그의 강한 면모가 느껴졌다.

‘댄싱퀸’과 동생 엄태웅의 ‘네버엔딩 스토리’는 같은 날인 18일 개봉한다. 엄정화와 호흡을 맞춘 황정민은 관객이 500만 명을 넘으면 속옷 바람으로 춤을 춘다고 했고, 엄태웅은 250만 명을 넘으면 상대역 정려원과 결혼하겠다고 이색 공약을 내놓았다.

“전 황정민 씨 옆에서 같이 춤 춰야죠. 묻어가려고요. (엄)태웅이의 그 이야기 몇 번을 들었는지 몰라요.”

-엄태웅 씨의 반려자 감으로 정려원 씨는 어떤가요?

“정려원 씨 환영하죠. 제가 누굴 소개시켜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웃음)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면 좋겠어요.”

여담이지만 인터뷰 말미, 근처에서 인터뷰 중이던 엄태웅이 누나 엄정화를 찾아왔다. 의좋은 남매라는 얘기가 허언(虛言)은 아니었다.

▶ “내년 데뷔 20주년에는 콘서트 하고 싶어요!”

- 엄정화, 이효리를 이을 섹시한 콘셉트의 솔로 여가수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혹은 ‘섹시함’은 없고 선정성만 있다는 평가도 있고요.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이야기가 있나요?

“지금과 그때는 많이 달라요. 지금은 시스템이 좋아져서 콘셉트 회의도 하고 전문가들도 붙여주지만, 그땐 그런 면에서 체계적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스스로 이미지를 잡는 등 참여하게 된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많이 듣고, 많이 상상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엄태웅 씨가 MBC 합창단 출신의 엄정화 씨를 두고 “누나는 가창력보다 느낌”이라고 했는데….

“그건 동감해요. (동의하면 어떡하느냐고 기자가 반박(?)하자) 제가 인순이 선배님처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는 아니잖아요. 전 노래를 무대에서 느낌으로 푸는 걸 좋아해요. 보는 재미를 함께 드리고 싶어요.”

- 내년 데뷔 20주년인데, 무엇인가 준비하고 계시나요?

“디너쇼할까요? (웃음) 콘서트에 대한 꿈이 있어요. 지난해 KBS 2TV ‘가요대축제’에서 2PM, 엠블랙과 무대에 섰을 때 진심으로 좋았어요. 대기하고 있는데, 밖에선 원더걸스가 ‘몰라’를, 티아라는 ‘배반의 장미’를, 시크릿은 ‘포이즌’, 소녀시대가 ‘페스티벌’을 불러줬어요. 제 노래를 듣고 있으니까 지나온 시간에 대한 복잡한 심경도 들면서 울컥했어요. 사실 제의가 들어왔을 땐 거절했어요. 연기만 최근 해 와서 준비된 게 없던 상황이었거든요. 목소리도 걱정됐고. 하지만 무대에서 참 행복했어요. 데뷔 20주년에는 콘서트 하고 싶어요. 제 꿈이기도 하고요. 이번 앨범이 나온다면 준비하고 싶어요. (정)재형이가 피아노 치고, (이)효리도 깜짝 등장하냐고요? 인맥 총 동원 해야죠.”

동아닷컴 김윤지 기자 jayla3017@donga.com
사진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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