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비밀’ 이영미 감독, 극장가 교차상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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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1일 11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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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물의 비밀’의 포스터.
영화 ‘사물의 비밀’의 포스터.
장서희 주연의 ‘사물의 비밀’을 연출한 이영미 감독이 요즘 한국영화계의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교차상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영미 감독은 21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정정당당히 겨뤄볼 기회조차 박탈당해야 하는 상황에 피눈물이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개봉 일 주일 전까지 50에서 100개관을 배급사와 함께 계획했고 확정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개봉 날 직전에 20개도 안되는 극장수로 그마나 ‘퐁당퐁당’이 돼 버렸다는 현실에 경악했다”고 밝혔다.

‘퐁당퐁당’은 영화의 흥행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경우, 상영관에서 영화 두세 편을 교차로 상영하거나 해당 영화를 몇 회만 트는 것을 가리키는 영화계 은어.

이 감독은 또 “첫 상영일부터 극장을 돌아보았는데 몇 개 안되는 서울 변두리 극장들조차 메이저와 마케팅 비용 많이 쓴 영화 포스터들만 걸려 있고 심지어 전단 배치도 안 됐다”며 “독립자본의 상업영화가 설 길을 어디에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영미 감독은 “독립자본의 상업영화와도 함께 공생한다는 믿음을 보여 달라”며 “진정성을 무시함으로써 모든 걸 걸고 영화를 만든,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꿋꿋이 한국영화계를 지켜온 사람들을 벼랑 끝에 내몰지 말아주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사물의 비밀’이 개봉한 17일은 전국에서 22편의 영화가 개봉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영관 확보 경쟁이 벌어졌다. 12월 극장가 대목을 앞두고 블록버스터들을 피해 이달 중순부터 먼저 개봉하려는 영화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사물의 비밀’은 개봉 첫 주인 17일부터 20일까지 전국 30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3215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장서희와 정석원이 주연한 ‘사물의 비밀’은 40대 여교수와 20대 초반의 남자 제자가 서서히 서로에게 빠져드는 이야기다. 각자가 품은 욕망을 복사기와 사진기로 바라보는 독특한 구성으로 또 다른 등장인물들의 상당히 높은 수위의 애정 장면이 담겼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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