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안돼~ 개콘 너무 잘나가… 그 여자 PD가 문제야!

동아일보 입력 2011-11-15 03:00수정 2011-11-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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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개그콘서트 제2 전성시대 이끄는 서수민 PD
“감독님 사진 찍으신다”는 한마디에 개그콘서트의 잘나가는 개그맨들이 한걸음에 달려왔다. 오른쪽 의자에 앉은 이가 서수민 PD다. 뒷줄 왼쪽부터 ‘감수성’의 감수왕 김준호, ‘사마귀 유치원’의 쌍칼 조지훈과 사마귀 정범균, ‘불편한 진실’의 황현희, ‘애정남’ 최효종. 가운뎃줄은 ‘사마귀 유치원’의 박성호와 ‘비상대책위원회’의 김원효다. 서 PD의 다리를 ‘극진히’ 모시고 있는 아랫줄 세 명은 왼쪽부터 ‘최종병기 그녀’의 김혜선, ‘서울메이트’의 허경환, ‘감수성’의 대갈공명 김대희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어디 여자가 남자 개그맨에게 이런 걸 입히고 있어. 건방지게.”

KBS ‘개그콘서트’의 스타 개그맨 박영진은 최근 ‘두분 토론’ 코너에서 가슴골이 훤히 드러난 ‘오인혜 드레스’ 차림으로 “여자가 개콘 PD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야!”라고 일갈했다. 여자 개콘 PD라, 지난해 11월부터 개콘의 연출을 맡게 된 서수민 PD(39) 얘기다.

서 PD는 지상파 방송사의 개그 프로 메인 PD 가운데 유일한 여성. 박영진의 ‘지적’과는 달리 이 ‘문제적’ PD가 개콘의 제2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개콘의 시청률은 지난달 9일 20.9%에 올라선 이후 13일(23.9%)까지 6주 연속 20%를 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AGB닐슨미디어리서치 자료). 개콘 시청률이 한 달 이상 20%를 넘은 것은 2005년 2월 이후 처음이다.

tvN으로 옮겨간 전임 김석현 PD가 소품을 활용하는 ‘비주얼 개그’에 강했다면 서 PD의 스타일은 ‘토크형 개그’다. “발레리노, 꽃미남 수사대 등 비주얼 위주의 코너를 내리면서 개그맨들에게 토크 중심의 코너를 주문했어요. 제가 토크 코미디 ‘폭소클럽’의 원조 PD라서 스스로 이 분야에 익숙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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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콘을 끌어가는 인기 코너들은 ‘생활의 발견’ ‘비상대책위원회’ ‘애정남’ ‘사마귀 유치원’. 모두 깨알같이 일상을 파고드는 쫀쫀한 토크가 특징이다. “깨알이 모여야 폭탄 웃음이 되죠. 저는 개콘을 ‘4인분 밥상’이라고 생각해요. 미취학 아동도 즐길 수 있는 ‘감사합니다’부터 어른이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까지 모두 제공하죠.”

연세대 연극반인 ‘연세 극예술연구회’ 출신으로 주로 ‘성격파 배우’를 도맡았다는 그는 순발력이 개그맨 못지않다. 하지만 대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원효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숨쉴 틈 없이 쏟아내는 대사도 정교한 대본에 따른 것이다.

‘핫’한 게스트를 다양한 코너에 초청해 개그를 풍성하게 만든 사람도 서 PD다. “예전엔 개그 프로에 출연하면 이미지가 망가진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엔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며 좋아해요. 출연 요청도 많고 섭외도 쉬운 편이죠. 남편(‘대왕세종’ 연출자인 김성근 PD) 덕을 볼 때도 있고요.” 남편 덕에 섭외한 게스트가 ‘생활의 발견’에 출연했던 김상경과 ‘감수성’에 나왔던 이원종이다.

서 PD의 토크 코미디는 시사 문제와 만나면서 폭발력이 커진다. 비상대책위원회나 사마귀 유치원이 민감한 사회 문제를 툭툭 건드리면 객석에선 웃음이 빵 터진다. 정치적인 편향을 피하고자 가급적 많은 사람의 공분(公憤)을 살 만한 소재를 찾는다. 서 PD는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미디가 간질간질해야지 말랑말랑하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일부러라도 수위를 약간씩 높이라고 하죠. 경영진에도 괜찮은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어요. ‘PD가 떳떳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 하더군요.”

서 PD는 “얼마 전 여성가족부 관계자가 ‘개콘에 여성 PD가 온 뒤로 못생긴 여자를 웃음 코드로 삼는 식의 여성 비하 내용이 많이 사라졌다’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개콘은 다음 달 초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발표하는 남녀평등상 방송부문 후보작에 올라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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