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 “표현력은 김연아 선수보다 제가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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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9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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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링크는 두꺼운 겉옷을 겹쳐 입어도 한기가 들만큼 추웠다. 딱 붙는 트레이닝 바지에 얇은 면 점퍼를 입은 가수 손담비(28)는 그런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능숙하게 빙판을 누볐다. 19일 오후 경기 일산시 SBS제작센터의 아이스 링크장에서 연습이 한창인 손담비를 만났다.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 녹화를 위해 SBS가 만든 링크장이다.


"아직도 답답해요. 말 그대로 날 위에 서 있는 거니까 지상에서처럼 마음대로 에너지를 쓸 수가 없거든요."

22일 방송을 시작하는 키스앤크라이는 김연아 선수가 진행과 심사위원을 맡는 피겨스케이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가수 아이유,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f(x)의 크리스탈, 개그맨 김병만, 탤런트 이아현 등 연예인 10명이 프로 피겨스케이트 선수 10명과 짝을 이뤄 실력을 겨룬다.

손담비는 "할줄 아는 기술이 있느냐"는 기자의 말에 금세 빠른 속도로 스핀을 선보였다. 유연성과 힘이 필요한 스파이럴은 능숙하진 않지만 파트너의 손을 잡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지난 3월 중순부터 2개월간 연습한 솜씨다. 파트너인 차오름 선수는 "두 달 만에 2년 정도 배워야 가능한 수준에 올라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손담비는 "코치님이 매일 꾸준히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서 일주일에 6일은 링크장에 나와 한두 시간이라도 꼭 연습했다"고 했다. 처음엔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속상해 연습 도중 펑펑 울기도 했다고. 피겨스케이팅의 기본이 되는 발레도 따로 배우고 있다.

"그 동안 제 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어요. 전 제가 근육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안쪽 근육도 더 키워야 하고, 스트레칭으로 유연성도 키워야 해요. 춤출 때 손끝이 안 예쁜 게 늘 불만이었는데 손끝까지 에너지를 보낼 줄 알아야 한대요."

크고 작은 부상도 많았다. "크게 다친 적은 없다"며 웃었지만 스케이트화에 발목이 쓸려 살갗이 다 벗겨지고 갈색으로 착색이 돼 다리를 드러내는 옷을 입을 때면 발목에 화장을 해야 할 정도다. 몸살도 여러 번 앓았고 지금도 몸에 멍이 드는 일은 다반사다.

키 168cm에 팔다리가 긴 손담비는 출연자들 중에서도 김연아 선수와 신체조건이 가장 비슷하다. 손담비는 "녹화를 하며 김연아 선수의 무대를 가까이에서 봤는데 왜 세계 1위인지를 알 것 같았다. 운동을 정말 많이 한 몸이라 근육이 많으면서도 몸이 굉장히 마르고 길어 동양적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연아 선수보다 나은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한참 망설였다. "그동안 늘 무대에 서왔으니 표현력 면에서는 제가 좀더 낫지 않을까요?"

손담비는 한번에 두 가지 일은 못하는 성격이라 이번 키스앤크라이 출연으로 앨범 발매도 미뤘다. 그는 "지금 이를 갈고 있다. 앨범은 올해 8월쯤 나올 예정인데 지금 얻은 걸 그때 유감없이 무대에서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연습하러 올 때까지는 별별 생각이 다 드는데 막상 링크에 서면 그런 걸 다 잊어버리고 스케이트를 타게 되요. 제 자신을 표현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새삼 느끼기도 하고요. 데뷔한 지 4년 반인데 그동안 제 진짜 모습을 방송에서 많이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손담비가 누구인지 더 많이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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